덮어 쉬운 썩은 이가 아파 치과에서 치료를 한지가 벌서 한 달이 되었다
신경치료를 모두 끝내고 오늘은 이빨의 본을 뜨는 날이다
어제 치료를 모두 마치고 의사 선생님은 상품, 중품, 하품의 종류별 덮어 쉬울 이빨샘플을
보이면서 어떤 걸로 할 건지를 결정하라 하였다
경제권이 아줌마에게 있는 나로서는 이럴 때가 제일 난감하다
잠시 머뭇거린 나는 의사 선생님의 권유에 따라 중품으로 덮어 쉬울 것으로 약속했다
퇴근 후 아줌마의 눈치를 살피면서 덮어 쉬울 이빨에 대해 얘기를 하던 난 아줌마의
따발총 세례를 받았다
자기(아줌마)가 해넣은 이빨은 20년이 지나도 괜찮은데 무슨 놈의 이빨이 6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수리를 해야 하느냐면서 제일 낮은 하품의 재질로 하라는 것이었다
마음 한구석 섭섭함이 자리잡고 있었으나 한편으론 이빨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짧은 기간에 다시 이빨을 해넣어야 하느냐는 소리가 듣기 싫어 묵묵부답으로 아줌마의
소리에 두꺼비처럼 눈만 껌벅이며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의사선생님과의 약속을(중품에서 하품으로 변경) 내입으로 다시
번복하는 것이었다
무책임한 약속(?)은 제쳐 두고 라도 신체구조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인
이빨의 교체를 하면서 그것도 매년 교체하는 것도 아닌 것을
좋은 것으로 교체한다면 몰라도 나쁜 것으로 교체하겠다니 정말 쫀쫀한 사내로구나 하는
생각이 미치자 알 수 없는 울화가 배속 깊숙한 곳으로부터 꿈틀 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줌마의 약속대로 나쁜 것으로 이빨을 해넣겠다는 대신에 아줌마가 먼저
치과에 들려 내가 한 약속을 취소하고 선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이빨을 해넣지 않겠다고
완강히 버티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란 것을 인식한 아줌마는 선 듯 내키지는 않았으나
약속을 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 오늘 오후 늦게 근무중 잠시 나와 이빨의 본을 뜨기 위해 치과 문을 들어서니
간호사 아가씨가 의미 있는 미소를 보낸다
순간 아줌마가 다녀갔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이빨의 본을 뜨고 나서 병원을 나서려는데
“중품에서 하품으로 이빨을 맞추었고 요금은 전부 얼마” 라는
간호사 아가씨의 한마디에
난 허겁지겁 병원문을 뛰쳐나오고 말았다
가만히 셈을 해보니 중품에서 하품으로 이빨 재질을 바꾸어 놓고서 다시 의사선생님과
타협하여 5만원을 깎은 금액이 아닌가!!
순간 이빨의 본을 뜨면서 연신 빙긋이 웃던 의사선생님의 모습이 내 눈에 아른거리며
내 마음은 활화산으로 타오르고 있었고
내입 속에 맴돌고 있는 한마디는 허공을 향해 힘껏 힘껏 메아리 치고 있었다
어이고 이놈의 ×망구 야 !!!
어이쿠 이놈의 할 ×구 야 !!!
어이크 이놈의 할망 ×야 !!!
내 못산다
재발 내 체면 좀 살리도고
아무리 돈도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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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오늘부터 월드컵이 시작되는 날이군요
님들
우리집 처럼 티격태격 싸우지 마시고
한마음으로 화합하여 함께 응원합시다
좋은 하루를 여십시오
2002.05.31 –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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