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큐슈여행중이었다.
료칸의 온천과 그리고 먹거리 ~ 온전한 휴식을 위한 여행중이었다.
온천물이 오버플로우되어 계곡 하천으로 흘러가고 어디든 족욕 ...
아침 저녁 온천에 노천탕까지 마음대로 골라서 언제나 뜨거운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는 여행이었다.
찻집과 레스토랑 그리고 우리네 인사동처럼 그들의 전통 옛 물건들을 구경하고 매입할 수 있는 곳이었다.
산길로 산길로 접어들더니 기사님도 여긴가? 저긴가? 입구를 찾기에 애를 쓰는 ......심산유곡에 꼭꼭 숨듯 위치한 온천마을이었다.
구마모토현 아소군에 위치한 쿠로카와는 작은 온천마을이지만,
NHK방송에서 숨어있는 아름다운 온천지를 찾아내어 취재한 후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그 이후 일본 현지인들에게는 최고 인기 온천지 상위권에 선정되고 있는 곳이란다.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미와 전통미가 절묘하게 녹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NHK 방송이 숨겨진 온천마을을 방송으로 내보낸 후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는 마을이란다.
그저 산책만으로도 좋은 곳이라며 한 번 둘러보고 족욕을 하고 내려오는 코스라는데....
난 그만 한 눈을 팔다가 가족들을 놓쳐버렸다.
들어온 길을 알고 있으니...그냥 나 혼자 둘러보기로 했다.
남편은 여행길에 사진 찍겠다고 자주 처지는 나인지라 신경도 쓰지 않고 무리속으로 사라졌다.
아마도 이 서금서금한(썪어가는) 다리에 홀렸나보다.
입구의 계곡 물 위를 가로질러 만드러진 오래된 나무다리다.
누덕누덕 누더기처럼 깁고 또 깁다가
이젠 아예 출입을 금지시키려 그와 또 유사한 나무벤치 하나로 입구를 막아두었다.
새로 지어진 다리위로 언니와 형부 그리고 남편이 나를 기다리다 못해 두고 떠난 것이다.
정말이지 내 맘에 쏘옥 드는 마을!!
자연의 모습이다.
나는 행인지 불행인지 일행을 먼저 보내고 드디어 나만의 오롯한 산책을 시작했다.
기분나쁘지 않은 습기와 물소리와 녹음과
나의 여유로운 마음이 한데 어우러져 실로 즐기는 여행자처럼 마음이 여여해진다.
어린아이같은 호기심으로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여행은 이런 게 진정한 묘미가 아닐까싶다.
집집마다 현관 앞에 놓여진 화분들~
이 집의 꾸밈이 다르고 저 집의 꾸민이 다르고 꽃도 다르고 빛깔도 다 다르다.
오로지 같다는 것은 물소리만 BGM으로 깔았다는 것이다.
빗물에 젖어 퉁퉁불어 매우 미끄러울 것 같은 나무다리 입구에는 민들레잎이 새파랗게 돋아나 자라나고 있었다.
정겹고 익숙한 전원 풍경이다.
으아리꽃 또는 나무딸기꽃 비슷하지만 아니다.
이름이 뭘까?
매실이 익어 땅바닥에 지천으로 나뒹구는 모습, 하늘채송화의 밝은 꽃 빛깔~~
우리나라 시골길 한 모퉁이 같은 고즈넉한 마을입구~~
농익어서 떨어진 매실을 하나 주워서 입에 대어 보았다. 에퉤퉤~~ 이 짓꺼리 해가며 마을 안길로 자박자박 접어들었다.
백일홍인가?(x) 다알리아(o) 같기도 하고...
우리네 화단의 꽃과 비슷하다.
옥수수밭도 지나고~~
자그마한 딸기밭도 지나고
부지런한 주인일 것 같은 로터리가 잘 된 밭도 바라보면서~~
상추밭도 차즈기(자소) 호박넝쿨도 보인다.
방울토마토....가지나무도 보이고,
산수국 보랏빛에 감탄해가며~~
단아한 료칸의 입구를 한 컷 찍어가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나....
재미있을 재가게를 일일이 드려다 볼 시간까지는 없을 것 같았다.
혹시 나 하나로 모든 이들 걱정을 끼칠 수 없으므로
사진만 그저 찰칵!! 찰칵!!
단촐하게 자유여행 왔더면
비오는 날 뜨끈한 우동도 한 그릇 먹고....쉬어가면 좋으련만,
날로 손님이 느는 모양이다.
여기저기 공사현장이 눈에 많이 띄는 걸 보니...
가게가 늘어나니 좁은 골목길로 활기가 슬슬 뻗어나는 듯~~
장작종류가 눈에 띄어서
여기저기 온천물이 퐁퐁 솟아나는 온천마을이라는 걸 순간 잊고는
한국의 한증막을 떠올렸다가 피식 웃기까지 해가면서...ㅋㅋ
노천탕인가 보다.
우리가 저들을 보는 게 아니라
아마도 온천객들이 길 지나가는 행인들을 힐끔거리며
볼.....그런 거리다.
쿠로카와 맛집 와로쿠야(warokuya)
까만 짜장 돈까스로 유명하다는.....
아! 들어가고 싶다.
그러나....일행들 보다 늦다면~~ 아서라!
핸드폰도 두고 내렸는데...
참아야지!
보랏빛산수국이 빗물에 처연하도록 더 아름다운
쿠로카와 온천계곡
처음 들어갔던 입구로 되돌아나왔다.
마음만 급해서 부랴부랴 왔더니 2~30분은 좋이 더 기다렸다.
그러나 배 부르듯.....마음이 불러 암시랑도 않았다.
버스가 있는 행길에서 내려다 보며 사진도 찍고~~
계곡건너 산 숲속에 숨어 있듯 하는 료칸의 일부분 모습을 보고....
(줌인으로 당겨찍은)
ㅎㅎ 개그프로의
귀곡산장이 떠올라서 혼자서 삥긋 웃었다.
큐슈여행길에 꼭 한 번은 들러 보고 가야야 할 온천마을!!
암튼 내 마음에 꼭 드는 온천거리 산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