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루묵식해 *
식해 만들기는 모두들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오묘한 그 맛을 아는 이상 만들기의 어려움은 곧 즐거움이 된다.
시간이 참 많이 소모되는 slow food 이다.
슬로우푸드는 거의 발효음식에 속한다. 천천히 기다린 만큼 급히 만든 음식에서는 흉내도 내지 못할 맛의 깊이가 있다.
도루묵 식해를 만들어보았다.
일반적인 가자미식해와는 조금 다르게 일단 발효를 먼저 한 다음 약간 말린 무채를 넣은 도루묵 식해!!
요즘 동해안에는 도루묵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그 많은 도루묵을 냉동 창고에 넣어 보관했다가 꺼내면 도루묵 알도 질겨지고 맛이 덜해진다.
많이 잡힐 때 도루묵 식해를 만드는 방법은 어떨까?
아니면 도루묵 알로만 만든 특별한 발효음식은 또 어떨까 싶다.
주부인 내가 직접 손질을 해보니 도루묵이 미끈거려 영 마뜩찮은 불편한 점이 있다.
도루묵알은 겨울 접어들면서 부드럽다가 겨울이 지나면 알이 질겨진다고 한다.
내년에는 도루묵 알을 꺼내서 염장을 하고 살코기는 찌개나 구이로 또는 식해로도 만들어 볼 참이다.
도루묵이 한창 맛있을 때(11월 중순경)...20마리로 식해를 담아보았다.
두 며늘아기들께 나눠주고도 겨우내내 3달간 잘 먹고 도루묵 식해는 이제 거의 바닥을 보인다.
올해는 도루묵 양이 좀 적었다. 도루묵을 내년에는 두 배의 양으로(40마리) 늘여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도루묵식해는 살은 흔적도 없이 다 녹아버리고 알은 .....알인지 좁쌀인지 분간이 안 간다.
비린내? 그런 건 전혀 걱정 안 해도 된다.
도루묵 식해는 겨울에도 야채 쌈을 즐기기에 좋다.
쌈을 쌀 때 쌈장 대신 도루묵식해를 넣으면 그저 그만인 꿀맛이 된다.
중독성이 대단한 음식이다.
도루묵 식해만들기
재료/ 도루묵 20마리, 기장조(차조) 둘 다 무방 (5~7컵) 엿기름 고운가루만 1컵, 설탕1컵, 마늘 한 컵, 생강 조금, 소금 적당량, 무 작은 것 1개
고춧가루 2컵이상(빛깔 봐가면서~2차 무채를 넣을 때는 물론 더 있어야 함)
1/도루묵을 소금 간하여 2~3일 꾸덕꾸덕 말려 뼈째 잘게 썰어 둔다.
2/조밥을 고슬고슬 짓는다.
3/마늘을 찧으며 고춧가루를 함께 넣어 빻는다. (마늘을 찧으며 고춧가루를 함께 짓찧어 주는 것은 영월이 고향인 시어머님 방법인데 양념향을 더욱 좋게함)
4/ 1, 2, 3과 엿기름 그리고 한 컵의 살탕을 버무려 잘 싸서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킨다. (엿기름 양에 따라서 방의 온도에 따라서 발효시간이 더디 되기도 함, (2~3일 정도)
5/무를 채썰어 하루쯤 말려둔다.(물기가 적을수록 더 좋으므로)
6/무에다가 고춧가루, 파, 마늘, 생, 또는 매운 것이 좋으면 청양고추도 썰어넣고 김치처럼 버무린다.
7/식해에서 약간의 물기가 돌고 밥알이 삭았으면.. 6을 넣고 마지막 간을 본다.
8/ 3~ 5일 후 먹기 시작해서 겨우내 먹을 수 있는 저장음식이다.
만드는 소요시간 /넉넉잡아 10일간
유효기간/ 여러 달~ 저장성이 뛰어남
싱싱한 제철 도루묵
소금에 절여 뼈째 꾸덕꾸덕 말려준다(2~3일)
제철 도루묵은 알이 연하고 정말 맛있다.
조밥 도루묵식해를 만들면 조밥도 모두 도루묵 알이 되는 듯~~
조밥을 고슬고슬 지어준다. 조밥양은 취향대로 가감하면 된다.
엿기름가루를 한 컵 준비한다.
마늘과 고춧가루 생각을 한데 넣어 찧어주면 양념 풍미가 훨씬 더 짙어진다.
(그냥 넣어도 된다.)
조밥과 마늘 고춧가루 빻은 것과
엿기름과 설탕 한 컵(발효를 더 촉진)
잘 비벼 섞어준 다음,
도루묵을 한데 넣어 섞어준다.
골고루 섞이면
적당한 그릇에 담아
따뜻한 곳에서 발효를 시킨다.
발효시간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 것 ,
엿기름의 양과, 조밥의 양
그리고 실온의 온도에 따라 다소 시간차이 있음
나는 만 2일 경과~~
식해 가장자리에 질척한 습기가 고이면 삭은 것임
무를 미리 썰어서 꾸덕하게 말려서
김치처럼 버무린다.
그 위에 삭힌 식해를 부어준다.
앗! 나는 함께 버무렸네!~ 하긴 난 선쑤니깐~~ ㅎㅎ
여기선 안 보이는데...먹다가 나중에 따로 청양고추를 썰어 넣어줬다.
여러분들은 이 때 함께 넣으시도록! 그래야만 핫핫한 입맛까지 플러스~
이렇게 네 군데 담아졌다. 오른쪽 두 통은 며늘아기들에게로
우리 집은 거의 다 먹었다. 그만 아쉽게도 동이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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