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60마리 쯤 되는 피라미
무지개빛깔이 나는 건 숫놈!
완성된 어탕국수!
천렵(川獵)을 나갔다.
옛날 그림에 보면 물가에 차양을 치고 양반들은 그늘에 앉아 담소하고 상놈들은 바지 둥둥 걷어붙이고 물속에서 천렵하는
모습의 그림이 누구그림인지 몰라도 ,,,양반으로 가만 책상 앞에 앉아있기엔 너무 무더운
8월 어느 날!
투망이 있다는 분을 쫓아 우리 3가족이 계곡 많고 물맑은 포천방향으로 나들이를 했다.
나서면서 울 삼식님
<마리도 델꼬 갈까?>
그 말 한마디에 물어보지도 앉고 마리를 덥섭 안았다. (비록 카메라는 못 챙길지언정)
백내장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마리, (마르티스 11년생 암)
물에다 데려다 놓으니 처음엔 불안해하더니 물속을 첨벙거리며 즐거워한다.
그러다 내가 한 눈 판 사이 깊은 물에 퐁당 빠져선 정말 개헤엄을 잘도 쳤다.
우리 마리의 시력은 큰 바위 앞에서 멈칫거리는 걸 보면 빛과 그림자는 구분이 가는 모양이다.
그러나 바로 얼굴 앞에서 먹이를 주면 내 손에 든 먹이는 정작에 못 본다.
추워서 덜덜 떠는 마리를 따뜻하게 데워져 있는 너럭바위에 눌러 앉혔다.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난 몽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와락 든다.
견종이 레트리버니 오죽 물을 좋아할까? 그 걸 몰라주고 집 뒤 켠 마당에만 묶어두었으니
전들 얼마나 불행했을까? 새삼 미안해진다.
모두 더위를 잊고 그렇게 놀면서 투망 대여섯 번 만에 잡은 피라미다.
숫 늠은 몸피가 오색빛깔이 찬연하고 암늠은 알이 꽉 배어있다.
어떻게 요리를 할까? 하다가 일단 말복날 끓였던 옻닭을 고왔던 압력솥에 국물이 조금 남아있는 거기다가 피래미를 투하,
너무 더워서 마당에서 고우기 시작했다.
다 고우고 나니 노오란 기름이 동동 뜬다.
압력솥에 고아진 피라미를 믹서에 갈고 나니 냄새도 영락없는 추어탕 냄새다.
칼국수를 넣고 마침 몇가닥 준비한 초피 잎과 풋고추 등을 넣고 어탕국수를 끓여내니 비린내는 커녕
초피향이 은은한 ....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꿀맛이다.바로 이 게 한여름의 참 보양식이 아닌가??
그릇에 담긴 마지막 사진이 실종된 걸 보면 .....ㅋㅋㅋㅋㅋ
무더울 동안 낮에는 마당으로 쫓겨나간 마리!! 집을 빙빙 돌다가 제 시원한 그늘자리도 마련한 마리는
우리가 드나드는 현관문 열리는 소리만 나면 ...쫓아 나오다가 아예...더운 곳에서 진을 치고 산다.
얼떨결에 다녀온 물가 놀이지만 저 딴엔 너무 좋았던 모양이다.
또 물가에 가는 줄 알고 저 데려가란 표현이다.
마리는 한 이틀을 그렇게 조르더니 이내 포기했는지 ....볕이 드는 현관 앞에서 사라졌다.
글이 한참 늦은 오늘은 가을을 재촉하는...아니다 한여름의 막바지 종지부를 찍으려는 듯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이런 날 뜨끈하고 초피향 가득한 어탕국수 한 그릇 쯤....
비록 염불보다 잿밥이지만...나도 마리 같은 마음이 되어본다.
어탕국수에 초피잎을 넣고,
푹 고아진 민물고기
건져내어
믹서기에 갈기
추어탕 미꾸라지 냄새나 진배없다.
노란 기름이 동동!!
먹음직스럽다.
사진만 봐도 다시 침이 꿀꺽!!
기호에 따라
고추장 두어수저(된장)을 넣어 풀어준다.
칼국수를 넣어준다.
산에서 뜯어온 초피잎
민물고기 비린내를 잡아준다.
어탕국수엔 시래기나 고사리등을 넣어주면 좋으나 생략하고
애호박 1개 늘깻잎과
기호에 따라 고추장(된장) 두어 숟가락을 풀고
역시 마른국수보다는 칼국수를 선호, 칼국수를 넣어주었다.
마지막에
마늘, 풋고추,초피잎, 파 등을 넣고 간 을 보면 마무리!
걸죽해진 어탕국수!
진국이다.
직접 투망을 던져 잡은 물고기에
국수를 넣고 초피잎을 넣고...
보글보글 끓인
한 여름
이만한 보양식이 또 어디에 있을까!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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