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맴 쓰르람~~
어디선가 매미가 운다.
첫 매미 울음소리 한줄기에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내가 소스라친다.
벌써 한여름이구나!
매미는 짝만 찾아 우는 게 아니라 땅속에서 늦잠 자는 친구들 얼른 잠에서 깨어나라고
모두를 일깨우는 소리일 거라는 생각이 문득~~
첫 매미 울음소리는 일상의 쳇바퀴에 지친 나마저도 깨워놓는다.
연일 지속된 무더위에 지친 마당에 핀 수국이 목말라 하기에 소도꼭지를 열고 물장난을 한다.
호스를 대고 사방에 물줄기를 뿌린다.
아이들이(식물들) 시원해하며 춤을 춘다.
어디서 뭔가 툭~~ 떨어지는 게?
어제 나뭇가지를 잘라 모아둔 덤불사이로 사라지는 꽁지~~
<앗! 매미다>
울집 마당에서 깨어난 매미!!
아직 어리버리 채 정신을 차리지못한 아가다!!
얼른 덤불을 파헤쳐보았으나 바위 틈새로 사라졌는지 없다.
그때다. 마당견 몽이가 무언가 입에 물고 장난질이다.
순간 고함을 버럭 질러 뺏고 보니 아까 물을 맞고 떨어진 그 매미다.
매미를 뺏어 아무 손도 가지 않을 높이의 전나무에 올려준다.
우리 집엔 모므(고양이)도 있고 결코 안전치 못하다.
모므는 가끔 말벌도 잡아 놓는다.
가장 안전한 곳으로 얼른 피신하렴!
그리고 한 여름 나를 위해 시원한 목소리로 울어주겠니?
여름! 이제부터 시작이다.
해마다 우리 집 마당에는 매미들의 우화가 시작된다.
여름이 오면 나는 매미허물과 숨바꼭질이 시작되고~
지금부터 한 달간 매미허물을 쉽게도 10개는 더 만난다.
우리 집 매미 맞다.
내 품에서 빠져나간 내 매미~~
이 매미껍질은 작년 꺼~~~
2914년 7월19일 마당청소를 하다가
첫 매미를 발견한 그 장소에서 늬자등을 치우고 보니 허물 두 개가
벌써 두 늠이 깨어 나갔다는 증거다.
▼
매미 글을 뒤져보니 옛글이 나온다. (2001년 글이다)
마지막 가는 여름을 그린 글이다.
밑바탕은 내가 그린 그림에 시가 위로 올라가는 ....그런 글...
그림도 사라지고 글도 보이지 않는다.
text 만 되살려서 다시 올려보며~~~
이젠 내 그림도 사라졌으니..
다리가 있는 풍경 그림제목은 지우고 매미라고 붙여야 쓰까나?
"다리가 있는 풍경" 2001.08.27 05
제목 <늦여름과 매미>
벌써 여름이 탈진해 가고 있다.
강가에서 멱을 감던 여름은 보랏빛 얼굴로 이를 딱-딱 마주치며 떠날 채비를 한다.
폭염에 농염하게 익은 아가씨들의 부푼 젖가슴과 그녀들의 은어 같은 종아리와
만지면 바스러질 것 같은 가녀린 상아빛 어깨들, 현기증이 난 배꼽들을
마구잡이로 외출시키던 그 여름은 저 다리 끝에 걸터앉았다.
유난히 시끄럽던 매미의 호곡도 얼추 끝이 났다.
시방 풀벌레들은 다음 순번을 기다리며 장막 뒤에서 앤딩음으로 조율을 한다.
그렇게 하면 갈 것을 엄청난 가뭄의 갈증과 허우적대는 홍수를 언제나 앞세우던 지친 푸름이 먹빛으로 익사한 강,
아가씨들은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서랍장 깊숙이 넣어 둔 벗은 몸을 가려줄 옷들을 황망히 찾아 갈아입을 것이다.
그 다리를 건너 그리 가고 말 것을...
영영 다신 보지 않을 것처럼 서둘러서...
글/그림/이요조
참매미? 또는 쓰름매미 모습 같기도 한
우리 집 대대로 내려오는 매미 일가의 대표 이미집니다.
방금 탈피하고 혼미한 정신 수습중!
사진/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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