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8일 막내가 와서 감을 수확했다.

단감도 아니요, 대봉시도 아닌 아름 없는 잡감이다.

그냥 지인이 지팡이처럼 생긴 나무 하나 꽂아주고 간 그 자리에 그대로 자란 것이다.

지금 그 사람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감나무는 잘 자라고 있다.

 

 

감을 제사상에 올리는 이유는?

감은 효를 뜻한다.

그 이유는 오래된  감나무는 속이 시커멓단다. 그리고 골이 빠져 푸석푸석해서 감나무에 올라가면 쉬 부러져서 크게 낙상할 염려가 있다.

감나무가 흡사 부모의 속과 같이 닮았다고 해서 제사상에 오른단다.

감나무는 많은 열매(자식)을 맺느라 얼마나 애가 탔으면 속이 저리도 까매졌을까?

감을 보면 부모님의 그런 은공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 있다 한다.

 

두 번째 이야기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이치이나 감만은 그렇지 않다. 감 씨앗은 심은 데서 감나무가 나지 않고 대신 고욤나무가 난다. 그래서 3~5년쯤 지났을 때 기존의 감나무 가지를 잘라 이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야  그 다음 해부터 감이 열린다.  감나무가 상징하는 것은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데는 생가지를 칼로 째서 접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른다. 그 아픔을 겪으며 선인의 예지를 이어 받을 때 비로소 하나의 인격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손을 낳고 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자손들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우리 조상들의 생각을 담고 있다.

이렇듯 우리 조상들은 제사상 하나 차리는 것도 그냥 차리지 않고 거기에 반드시 후손을 가르치기 위한 교훈적 내용을 담고 있거나  세상사는 이치를 가르치고자 했었다

 

 

 

그런데 우리 집, 이 작은 감나무의 모성을 보았다.

2008년  거의 죽어가던 감나무가


다 죽은 줄 알았던 어미 가지는 초여름이 되어 겨우 눈을 떴다.


2011년 그렇게 세 해를 겨우겨우 지탱해 나가던 원둥치가 완전 사망했다.

이젠 2세의 든든함을 믿어선가 보다.

양 옆으로 새가지를 둔 죽어 시커먼 모태 가지!!(中)

 


가지를 3년동안 키우더니 끝내 죽어버렸다.


 

 

 

이전 글을 ....다시 보자면 

 

올 봄엔 감나무가 감감했다.

나는 하도 열매를 많이 맺는 감나무가 기특해서 거름을 많이 준 죄밖에 없는데....

틀림없이 지나친 거름독으로 죽었을 거라 자책해보는 가슴속이 찌르르 아려왔다.

봄 되자 소식을 기다리다 지친 나는 감나무의 제일 끝가지를 잘라 부러트려보고는.... 죽음을 감지했다.

며칠 지나자 또 잘라서 보고....애석함에 한숨을 쉬고...또 쉬고...

나중에는 좀 굵은 가지를 잘라보고

더 있다가는 아주 큰 가지를 잘라 단면을 살폈지만....물 오른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고 그저 마른가지의 화목상태였다.

 

'여보~ 베어내고 감나무 작은 거 하나 갖다 심으면 되지!!'

하는 그의 말을 귓등으로 들었다.

애면글면 키우던 자식이 죽고 나서 상심에 빠지자...어른들이 지금이라도 하나 낳아 기르면 되지 뭐......하는 소리로 들렸다.

내 나이 얼만데...언제 키워서 자식누리를 보려나 싶듯....허무했다.

 

만일 내가 부지런했더라면 내가 좀 바지런 떠는 여자라면 벌써 베어냈을 터~

죽은 어린 아들 부랄 만져 보는 셈으로...쳐다보며 생 속을 앓기를...봄 내내,

그러구려 애꿎은 봄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젠 영판 봄이 가는가보다 생각되던  5월 26일,

내 눈에 비친 참말로 예쁘고도 앙증한 연둣빛 아가 손들이 죄암죄암 잼잼을 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아! 너희들 아직까지 용케도 살아있었구나!!'

 

나는 얼른 호미를 찾아내어 나무 밑 흙을 파내어서 햇볕과 바람이 속속들이 잘 들어가게끔 했다.

흙은 축축했고 지렁이는 굼실거리며 여러 마리가 나왔다.

축축한 흙을 파내어 고슬 거리게 말리는 것!

이것만이 내가 네게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로구나!!

 




 

 

그렇게  보잘것없는 잡감이지만 내겐 의미 있는 나무가 되었다.

올해는 감을 따려고 주머니까지 사다두었는데....가지가 휘어지게 많이 매달렸다.

핸드폰으로 찍으니 그냥 어둡게만 나와  얼마나 말도 안 되게 많이 달렸는지 제대로 안 보여서 애석하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달려서 감을 따는 게 아니라 가지를 꺾기로 했다.

가지 채 꺾어서 작년에 나누었더니 올해는 더욱 많이 열렸다. 해이란 말은 거짓말이다.

가지를 잘라주니 새가지가 나고 새로 자란가지에서 감이 많이 달린다.

 

남편과 아들이 감을 따고 나는 장독대를 청소하고 감을 넣어 둘 단지를 골랐다. 소나무를 이고 있는 항아리 오른쪽 항아리에 한 가득이다.

감가지는 앞집, 옆집과 나누고 지인들에게 주고 총 7군데를 주었는데 아직 큰 아들네와 5가지를 더 나눌 참이다.

감 따는 내내 지켜보며 까치밥 노래를 부르는 며느리 부탁을 해서인지 감나무엔 그래도 까치밥 6개가 매달려있다.

 

 



 

 

겨우내 하나씩 꺼내 먹으면 정말 맛있는 연시가 된다.

남편은 감식초를 담아보라는데~

넘 어려운 부탁 아닐까? 일단 검색해 보고 애는 써봐야겠다. 건강을 위하여~

 

이 글도 쓰기는 20일이지만 제 날짜에 붙입니다.

 

 

감잎쌈밥

 

완전 소중한 내 아이디어!  감잎쌈밥!

음식 특허를 내고 싶을 정도다. 연잎쌈이 연일 그 유행의 기세를 몰아가는데...

감잎쌈밥, 그 효능에 하나도 뒤지지 않는다.

연잎보다 흔하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데다가 감잎의 약리효과 또한 뛰어난다.

이 요리는 작년에 해두고는 아까워 발표를 못했던 글이다.

감이 해걸이를 하는지 작년에는 하나도 달리질 않았다.  아예 봄부터 꽃도 피지 않았다.

올해는 얼마나 많이 달렸는지 ..... 그 걸 바라보는 울 집 삼식님!!

<저러다 가지 찢어질라!>

아닌게 아니라 비가 오니 그 가지가 늘어져서 드나들때 마다 감나무에게 절을 하고 다녀야 할 판이다.

폭우에 감이 후두둑 떨어졌다. 이참에 뭔가 감물을 들인 소품을  하나 만들어 볼까하고 모으는 중이다.

<여보! 괜한 걱정 하지말아요! 그러게 지가 알아서들 산아제한을 다 한다니깐...>

이렇게 매일 떨어지고도 몇갠지 다 세지 못할만큼 다닥다닥 많이도 매달렸다.

감이 붉게 익어....유난히 붉고 예쁜 감나무 낙엽까지 다 떨어지고 나면

빈가지에 꽃등을 매단 듯 붉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릴 우리 집 만추를 기다리며......

샤방3

떨어진 감들

감잎말이쌈과 재첩국!

 

지난해 감꽃도 열리지 않은 감나무를 쳐다보다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러가는 심청이처럼 ....잠시라도

미국으로  떠나기 전 우리 삼식님의 밥을 만들어 놓을 아이디어가 반짝

생각중

 

감나무잎을  쪄서 말려 차를 만들어도 보았던 기억을 살려

6월 하지 이전에 감잎을 따야 부드럽고 약효가 좋다하였다.

마침 꽃도 열리지 않은 감나무라 아깝잖게 감잎을 따낼 수가 있었다.

6월 감잎이 좋지만...7월 감잎도 가능하다.

오케이3

찹쌀 고두밥을 쪄냈다.

소금물을 쳐가면서 쪄야하는데  밥이 조금 되게 지어진 것이 흠이라면 흠!!

메롱찰밥은 촉촉하게 지어주세요!

 

연잎처럼 그리 크지도 않고 질기지도 않아

아예 견과류를 다 넣고 완성된 밥을 싸서 겉에 싼 감잎만 살짝 찌면 되므로

찰밥이 푹 물러도 아주 좋을 뻔했다.

 

요렇게 살짝만 쪄내면 되는데...

아래 사진은 조금 시간이 경과하였다.

그러나 감잎은 연잎과는 달리 부드러워 떼내다가 남으면 그대로 먹을 수도 있어서

별 문제 될 일이 없었다.

 

 

식힌다음 랩에다가 넣어 냉동보관하였다.

찹쌀, 밤, 동부콩, 팥, 은행등 ..을 넣었고

대추도 좋고 호두나 잣등 집에 있는 재료는 뭐든 OK~

 

비닐랩에 몇 개씩 나눠 담아서 바구니에 넣어 냉동실 보관,

 

김밥처럼 길게도 말아보았다.

ㅋㅋ

 

 

이렇게 만들어진 감잎쌈!

 

썰었더니 예쁘다.

연잎밥과는 또 다른 비주얼이다.

 

영양찰밥이라 한 끼니 식사로 훌륭하다.

출근하는 바쁜 사람들에게 아침 식사로도 아주 좋겠다.

오케이

먹을 때, 감잎 껍질을 까내다가 붙은 것은 그냥 먹어도 되는 감잎!  약이 된다.

 

감잎의 효능 살펴보면

우선 누구나 간단히 알고 있는 효능으로 감잎은 첫 째 체내에 축적된

중금속을 해소시켜 준다.

일본의 원자병, 알마나 아프면 아야아야(이따이 이따이)병에도 감잎은 상당히 효과가

큰 것으로 일본에서도 입증되어 왔다.

 

근간에는 우리에게도 감잎차가 널리 보급되고 있다.

 

 

 

http://blog.daum.net/yojo-lady/13745738

감잎차가 몸에 좋아요!

 

이 요조 

 

 

 

 

 

 

 

 

요즘은 지인이 보내준 청도반시를 홍시로 만들어 먹는재미에 빠졌어요.

완전 꿀맛이군요.

늘 카바이트에 익힌 홍시맛만 그 맛인 줄 알았거든요.

청도반시가 덜 삭았을때는 마치 떡감같다가...

폭 익으니 꿀이 되는군요!!

완전 연시가 되면 아주 얇은 껍질 막만 솔솔 벗겨져요.

마치 토마토를 끓는 물에 데쳤을 때 처럼!!

씨없는 홍시맛 너무 좋습니다.

 

 

 

대봉시감도 좋아해요!!

작년 겨울은 미국에 머물면서...

장모가 감 좋아한다는 걸 눈치 챈 사위가

대봉시를 구해왔어요. 창가에 날나란히 두고는 익으면 하나씩 먹었는데

그렇게 잘 익지를 않더군요.

 

 

죽었다가 새 가지로 다시 태어난 우리집 감나무는

감이 씨알이 작아졌어요.

전부 다 열대여섯개는 열렸나봐요!!

 

가을이면 단감 한 박스는 먹어내야 감기를 않더군요.

감하고 제 겨울철 건강하고는 직결되나 봅니다.

 

 

올해도 지인이 청도반시를 한 박스 보내왔어요!!

청도 여행가서 감따기에서 많이 따와서 3~4집과 나누었더니

마침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나갔는데...

나누면 또 생기는가봐요!!

 

청도반시가 홍시가 되니 완전 꿀맛이군요!!

 

 익으면 껍질이 막처럼

솔솔 잘 벗겨져요!!

이렇게 벗겨서

적당한 용기에 넣어서 냉동실에 두면~~

......냉동실에 그럴 수 있는 자리만 넉넉하다면 좋겠는데...

 

 

감은 거의 지 혼자 다 먹구만요!!

요즘은 좋아하는 감먹는 재미에 삽니다.

 

 

 행복해요!!

가을엔 제일 좋아하는 감이란 과일이 있어...

 

청도반시 택배상자를 보니...

3~7일 후 개봉하라 되어있군요.

이 글도 이제사 봤어요.

ㅎㅎㅎ

먹는것이라면 그저 눈이 멀어서....

 

 

1, 감의 효능과 부작용 

감의 효능은 아래 유태종 박사가 정리한 것이 있는데, 당분과 비타민 C, 베타카로틴 등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그리고 타닌(tannin)에 관한 것이 있는데, 타닌은 가수분해 되는 것과 축합형 타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축합형 타닌도 분자량이 크지 않은 것은 물에 녹는다고 합니다. 익기 전 감의 떫은맛은 다량의 타닌이(성숙하면 타닌의 양이 줄어듭니다) 타액 중의 당단백과 결합한 맛이라고 합니다. 

어떤 타닌이건 타닌은 단백질과 잘 결합합니다. 이 수렴작용은 손상된 장 벽의 복구에 도움이 되며 또한 이로 인해 장에 대한 자극이 줄어드는 등 설사를 멈추게 합니다. 반대로 타닌은 장내 음식 등 모든 단백질에 결합하여 변비의 원인이 됩니다. 이 결합은 철과 같은 무기 이온과 함께 일어나기 때문에 철의 흡수를 막습니다. 그러나 감만 먹지 않는 이상 빈혈의 위험성은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2. 한의학적 효과 해석, 약성

감(또는 감 타닌)이 뇌일혈, 뇌졸중, 고혈압에 좋다는 것도 있는데, 아마도 이 효과는 타닌이 장출혈을 멎게 한다, 그래서 뇌 모세혈관의 출혈을 멎게 한다는 연상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의심합니다. 이것은 다분히 감이 ‘차다’는 약성과도 관련되었을 것입니다. 한의학적으로 고혈압이나 뇌졸중은 열이 많아 생기는 것인데, 찬 약성의 감이 효과가 있다고 보았을 것입니다.

약성이라면 약성이 더운 인삼은 고혈압 환자에게 나쁘다고 하는데, 인삼이 오히려 고혈압에 좋다는 논문은 어떻게 설명하는지요? 연초인삼연구원(KT&G 연구원)의 “고려인삼의 약성에 대한 과학적 이해”에는 인삼의 성분에 따라 그 작용에서 때론 차게 때론 덥게 나타난다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약성을 과학적이라고 보는 것일까요?

3. 한방의 과학화

한방의 과학화는 약성이니 무엇이니 고대인의 사고는 잊고 감이면 감, 인삼이면 인삼, 무엇이건 하나하나 성분을 분리, 효과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래서 안전성 효능성 기준에 맞는 유용한 것이 있으면 추려내고 아마도 대부분 폐기될 운명이라고 예측합니다. 

 

꼴시런 저희집 감도 땄어요.

어느해는 까치도 와서 안 보이는 쪽을 다 파먹더니 요즘엔 까치도 전혀 안보여요!!

까치밥으로 남기지도 못하고 다 땄어요!!

곶감용인데..깍아 말리려다가 그것도 앞집 아주머니께서

하도 예쁘다 예쁘다 하셔서 나누었네요!!

.

무청 말린 것을 감박스에다 넣었어요.

이제 배추김치 김장만하면 돼요!!

동치미 무를 소금에 굴렸다가 맨위에 무청 절인것을 넣고 2박3일 여행에서 뒤늦게 돌아와

깜빡잊고 4흘만에 물을 부으려 보니...무청이 변했어요.

이를어째~~물을 부으니...좀 그래요!! 다시 씻어 넣자니 그렇고..그래서 히든카드!!

                                                동치미는 조릿대로 눌러주면 흰곰팡이도 안쓰고 좋다길래~

조릿대 원예종 사사를 꺽어다가 동치미를 덮었어요. 무청 대신 청갓이나 사다가 넣어야겠어요!!

메주를 만들어야 하나? 어쩌나 고민하고 있어요. 한 이태 간장을 안 담았거든요.

내년 먹을 건 되는데....내후년 꺼 먹으려면 ...천상 메주 만들어 달아얄란가봐요!!

 

 

 

 


        *땡 감을 먹으며*   

         


        어머니는 떫디떫은 땡감을 즐겨 잡수셨다.

        어머닌 왜 입 안 가득 떫음으로 무거운 

        못 먹을 것을 드시는지 몰랐다.

         


        내 어머니에겐 타관객지 도시생활에서

        나락 익는 냄새 구수한 친정으로 내닫고 싶은

        목을 꺽꺽 막던 향수의 출구였음을 이제야 안다.

         


        그 때 어머니 나이보다 훌쩍 더 넘어버린 나는

        어쩌다 떫은 감만 보면 덥석 깨물어 보는

        이 맛은 내 어머니께로 달려가는 그리움일 될줄이야~

         


        목젖까지 뻑뻑하게 무거운 떫음으로

        멈추지 않는 딸꾹질처럼 달려오는 그리움!

        아! 어머니~

         


        이 떫은 땡감을 뭔 맛으로 드셨을까

        행여 살다가, 살다가 가슴 터억 가로 막히는 날

        그 때 수월하라 연습하셨을까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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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오려네~

 

<마리의 우울>

쥔님, 나 시집 좀 보내주셔요, 에효효,,,,,또 가을인데....지가여 중년으로 접어든 건 아시는지?

 

       

       

       

      <가을>

       

      감을 세다가...

       


      쉰 개 넘은 듯 달린 감을

      세다가, 세다가 고개만 아프고

      헷갈려서 관두었다.



      다닥다닥 감처럼 달린 내 나이

      세다가, 세다가  허리만 아프고

      이젠 고만 세기로 했다.



      몇 번째 가을인가?

      애써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세어보기에도 지친 가을은

       


      또 하나 더 보태주려

      연착없는 기차처럼 달려와서

      나는 가을을 앓는다네.



      덧없이 빠른

      이노메 세월은 어찌

      감기몸살이나 휴가도 없누?



      글/이요조

 <감>

서서히 붉은 빛이 돌려고 한다.

 수수하게 생긴 감잎의 단풍은 참으로  곱디곱다.

속으로는 감처럼 빨간 열정을 품고 있음이라!

 <가지>

꽃이 하 예뻐서 한 그루 얻어다 심었더니 반그늘인지라 앙증맞은 꽃만 피워 올리다가

가을이 되니 종당에는 지늠도 결실이라고....

 

장독간에 차즈기도 꽃을 피우고~

 

 담쟁이는  무엇에 데인 듯....화들짝 단풍이 든다.

 

가을은 가을 그대로 충분히 아름답다. 

 

가슴 한 켠이 휑-해서 그렇지...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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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으로 다시 태어나기

 

 

별 쓸모도, 뽄새도 없는 감을 땄다. 것도 짧은 겨울 해가 꼴딱 다 저물 무렵에야,
울 엄니는 그냥 감나무 해갈이 타박을,  여자인 내가 첫 감을 따서 적게 열린다고 노상 노래를 하시기에 에혀~~ 그저 존 게 좋다고 아들 녀석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냥 두고 보아도 한겨울 별 볼 것 없는 마당에 빠알가니 꽃처럼 예쁠 터인데....
나는 겨울이면 간혹 찾아드는 까치울음을 참으로 청명하게 즐겼는데, 조류독감인지 뭣인지 혹, 까치들 올까 무서버서다.
얼마나  이눔들이 영악한지 내 눈길 닿지 않는 뒷쪽 감을 몇 개나 아작 냈었다.
빨갛게 그냥 두는 게 까치를 불러 모을 것도 같고, 마당에 있는 똘이와 몽이도 안전할 수가 없다.

온전한 것 24개를 수확했다.
겨우 키가 2m 남짓 되는 난장이 감나무가 제법이다.
올해는 한 70여개 너머 달리더니 자연 낙과됐다.
힘에 부친 것은 제가 알아 저절로 낙과를 시킨단다. 참으로 오묘한 이치다.

11월 초순경만하여도 아주 붉게 물든 감잎 단풍 때문에 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낙엽 다 지고 나니 숨었던 등불이 불현듯 켜진 것처럼  밝고 환하게 다가오는 감!

 

....
 
곶감을 만들려고 깍았던 껍질은 잘 말려두고 감잎과 함께 차로 끓여 마셔야겠다.
목사님 자당님께  봄, 감잎을 살짝 쪄서 말리신 것이라며 주셔서 얻어온 게 좀 있는데, 
올 겨울을 날 나의 좋은 먹거리이다.
더 좋은 차가 어찌 없겠냐마는 내 손으로 어렵사리 만든 것도 좋지만, 
어르신께서 손수 만드신 것을 귀하게 얻어 그 훈훈한 인정을 차에다 풀어 마신다면 
매서운 겨울 추위도 한결 따뜻할 것만 같다.
 

 

우리 집 감은 작고 못나고 아주 떫다. 크고 멋지고 맛있는 단감은 환대를 받고 좋은 값도 받지만 이렇게 못나고 작은 감은 쓸모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단감은 시일이 지나 물러지면 단맛도 잃고 그 아삭한 맛도 사라진
그저 그런 이름뿐인 감이 된다.
그 누가 아랴? 
이렇게 떫고 못나고 작은 똘감이 시간이 흐를수록 달디단 홍시로 변하고
수고를 보태어 잘 말리기만 하면 꿀처럼 달고도 쫀득한 곶감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러게,
하나님이 주신 저마다의 달란트는 이렇게 다른 것이다.
하찮다거나 못남을 그냥 업수이 보아 지나칠게 아니라 꾸준히 지켜보노라면 아주 놀라운 무엇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참으로 신은 공평하신 분임에 틀림없다.
2005년 11월17일 저녁 이요조

 

 

2006년 2월 4일 잊어먹고 있던 곶감을 걷다.

아햏햏....

넘 너므 마시따....


  2005,7,8일 감

오늘 아침에 찍은 사진
 
 

 

올해로 구순이신 어머님...

며느리 들으랍시고 큰소리로 말씀하신다.

"에고....올해는 감이 얼마나 달렸는지....그 말이 맞네....여자가 첫 감을 따면 해걸이 하는 벱이라고~"

순간..."어.머.니~"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아주 작은 감나무가 하나 있는데...몇 해전 교회 집사님이 작대기 만한 무얼 들고 오셔서 마당에다 심어주시길래...

뭐, 저런걸,...언제 커서 감나무가 되겠다고 싶어서(정말 잔가지도 없는 막대기 같았으므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세상에나  재작년 키가 사람 키 정도 밖에 안 되는 게 무려 열네 개의 감을 조로롱 달고 있었다.

 

예쁜 낙엽도 다 떨어지고 꽃도 하나 없는 겨울 마당에 서서 환히 불을 밝히듯 하는 작은 감나무,

비록 떫은감이었지만...꽃나무보다 훨신 보기 좋았다.

 

초겨울 내 두었더니...어느 날 매일 아침 요란한 까치소리에 나가보니..어느새 사람시선이 가지 않는 뒤쪽은 까치가 거의 다 파먹은 게 아닌가?
매일 감을 쳐다보았는데도....이런, 까치가 사람을 감쪽같이 속이다니....헛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온전한 여남은 개는 까치가 다 먹기 전에 어머님이라도 드시게 하려고 얼른 다 따 버렸더니...

 울 어머님, 첫 감은 남자가 따야 하는 법인데...라며 혀를 끌끌 차셨다.

처음엔 그 말씀을 무심코 들어 넘겼는데...그 다음해 감은 달랑 네 개만 달렸다.

 

어머님은 작년 내내 그러셨다. 그러시다가 오늘 드디어 감꽃이 맺힌 걸 보셨나보다.

또 시작하시는 말씀....많이 매달린 것도 화근이다.

"여자가 첫 감을 땄으니~~"

 

올해는 감나무 키가 2m를 넘어섰다. 가만히 보니 새가지 에서만 감 꽃이 매달렸다.

대충 세어봐도 60개도 훨씬 더 된다.

 

기껏해야 20cm길이의 새가지에 매달린 꽃이 심한 거는 바트게 조로롱 매달렸으니...당연히 그 다음 해엔 4개만 달렸지...그러다가 올 해는 무려 60개도 더 되게 꽃이 매달렸으니~~

내 무지한 안목으로도 불가능하다.

 

울주군 배농장에서 배워 온 게 있다.

꽃을 아예 처음서부터 따 주던 것을..물론 자연현상으로 낙과란 것도 있지만...미리 꽃을 따내 주던 방법을...

나도 감 꽃을 솎아야겠다.

어떻게 작은 감나무가 낙과도 하나 없이 다 매달리는지...작은 감나무의 되바라진 성격?을 안 이상 내년에 어머님..후환을 물리치려면 미리 적절한 산아제한을 내가 시켜야겠다.

 

해서 검색을 했더니... 제 몸피에 비해 너무 많이 맺히면 영양분이 딸려 자연 해걸이를 할 수밖에

없다한다.

아! 그랬었구나....해서 아주 작은 감나무가 열댓 개나 되는 감을 조롱조롱 매달고 서 있었으니...

올해는 몇 개만 살려야하나?

 

내가 자란 집은 도회지 복판인데도 감나무가 있었다.

그 감나무는 아주 씨알이 굵고 길쭉하였는데(경상도 말로는 '동이감'이라던)
겨울에 홍시로 만들어 아주 비싼 가격에 팔리는 그런 종자의 큰 감이었다.

 

감꽃을 가지고 논 기억보다 풀쐐기에 쏘여서 무지 아파 울었던 기억이 더 많은.....

풀쐐기에 쏘이면 무시로 콕-콕- 신경을 자극하는 아픔이라니, 두고 두고 아팠었다.

 

그리고 풀쐐기의 똥이나 주검이 내어놓은 초록색 물은 시멘트 마당에서 아무리 물로 닦아도

잘 지워지지도 않던 기억~~

 

대신 시골 외가에 가서는(여름방학) 소 먹이러 가는 아이들을 따라 다니노라면 군데군데
논고랑 진흙 속에 묻어 두었다 꺼내먹던 침시며...

 

외할무이가 쌀겨 속에 묻어둔 말랑 말랑말랑 노오랗게 익은 감을 꺼내줄 때 그 맛이라니....

 

감나무는 정원수로도 훌륭하다.

가을이면 감잎 낙엽은 꽃처럼 아름답다.

초겨울....붉은 감을 매달고 있는 감나무의 자태는 또 어떠하고....

 

 

 

 

 

★枾葉題詩(시엽제시)

 

 

지필묵이 귀했던 시절 감나무잎은 훌륭한 필기장이 되었다. 주운 잎을 한 장씩 펴서 책갈피 같은 것에 끼워 무거운 것으로 눌러 놓으면 된다. 여기에 먹으로 글씨를 쓰면 잘 써진다. 다른 잎은 미세한 털이 있어서 먹이 잘 묻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감나무는 매끄러워 먹이 잘 묻는다.
기록한 감잎의 꼭지 쪽에 구멍을 뚫고 묶으면 작은 책이 된다. 얼마나 운치 있는 책인가. 한 권의 자작 시집을 만들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옛 시인 묵객들은 시엽제시(?葉題詩)라 하여 말린 감잎에 시를 써서 주고받았다.
감나무잎에 연시를 써서 연인에게 전하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었다. 시정이 담긴 천연의 멋진 러브레터라고나 할까. 한 장의 낙엽에 지나지 않지만 옛 선비들의 낭만이 서려 있다고 할 수 있다./검색발췌

 

*枾葉(시엽은 감나무 잎을 뜻함)

 

 

아래 검색해 온 글을 찬찬히 읽어보시면 매우 재미있고 유익한 감나무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도 이렇게 마음에 들도록 나무에 한한 한방에 알찬 검색은 처음 만나는 듯 합니다.

 

 
감나무는 성질이 이상해서 옮겨 심으면 잘 살지 못 한다. 특히 늙은 나무를 옮겨 심을 때는 여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에 자생하는 온대성 감나무의 경우 이식성은 더욱 나쁘다. 일찍이 서양에서는 동양 원산의 감나무가 원예 가치가 뛰어난 식물이라고 인식하여 대량 재배를 서둘렀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가을 늦게 잎이 떨어지고 붉은 열매만 가득 달린 감나무를 보면 지극히 아름답다. 산 속 고즈넉한 산사의 뒤뜰에 선 늙은 감나무는 그 사찰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영국 왕립식물원 큐가든에는 가장 잘 보이는 광장 중앙에 한국산 감나무를 심어 놓았다. 감나무가 그만큼 중요한 수목이기 때문이다.
감나무꽃은 당년에 자란 녹색 가지에 핀다. 잎 사이에서 4장으로 된 노란 꽃잎은 끝이 밖으로 말린다. 수정이 끝나면 꽃 전체가 떨어져 내린다. 이 꽃을 주워 실에 꿰면 꽃목걸이가 된다. 큰 것은 손가락에 끼울 만하다. 초여름의 감꽃은 어린이들의 꽃반지가 되어 유년의 추억으로 남게 된다. 감꽃 중에서도 작은 돌감에서 떨어진 것은 맛이 달다. 떫은 감꽃이라도 시들시들 말리면 떫은맛이 없어진다. 어린이들의 군것질감이 된다.
감나무가 100년이 되면 1000개의 감이 달린다고 했다. 감나무 고목을 보고 자손의 번창함을 기원하는 기자목(祈子木)으로 생각한 것도 바로 이런 까닭이다. 감나무는 잎이 넓다. 가을에 붉은색으로 물드는 단풍이야말로 풍성함을 전해 주는 표상이다.
지필묵이 귀했던 시절 감나무잎은 훌륭한 필기장이 되었다. 주운 잎을 한 장씩 펴서 책갈피 같은 것에 끼워 무거운 것으로 눌러 놓으면 된다. 여기에 먹으로 글씨를 쓰면 잘 써진다. 다른 잎은 미세한 털이 있어서 먹이 잘 묻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감나무는 매끄러워 먹이 잘 묻는다.
기록한 감잎의 꼭지 쪽에 구멍을 뚫고 묶으면 작은 책이 된다. 얼마나 운치 있는 책인가. 한 권의 자작 시집을 만들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옛 시인 묵객들은 시엽제시(?葉題詩)라 하여 말린 감잎에 시를 써서 주고받았다.
감나무잎에 연시를 써서 연인에게 전하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었다. 시정이 담긴 천연의 멋진 러브레터라고나 할까. 한 장의 낙엽에 지나지 않지만 옛 선비들의 낭만이 서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의 단성식(段成式)은 《유양잡조(酉陽雜俎)》에서 감나무를 예찬했다. 감나무는 수명이 긴 나무이며, 좋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새가 집을 짓지 않으며, 벌레가 꾀지 않는다. 또 단풍이 아름답고, 열매가 먹음직하며, 잎에 글씨를 쓸 수 있으니 칠절(七絶)을 두루 갖춘 나무라 했다.
감나무는 잎이 넓어 글씨 공부를 할 수 있으나 문(文), 목재가 단단해서 화살촉을 깎으니 무(武), 겉과 속이 한결 같이 붉으니 충(忠), 치아가 없는 노인도 즐겨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니 효(孝), 서리를 이기고 오래도록 매달려 있는 나무이니 절(節)이라 했다. 또한 목재가 검고(黑), 잎이 푸르며(靑), 꽃이 노랗고(黃), 열매가 붉으며(紅), 곶감이 희다(白)고 하여 오색오행(五色 五行), 오덕오방(五德五方)을 모두 갖춘 예절지수(禮絶之樹)로 아꼈다. 수많은 나무 중에서도 감나무를 으뜸으로 여겼다.
옛날에는 감나무 목재를 쪼개 속의 무늬를 보고 점을 쳤다. 감나무는 변재가 희고 심재는 검은색을 띤다. 나무 목재의 무늬에 따라 산수문도 되고 문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것을 보고 길흉을 점치기도 했다.
시골 어느 마을을 가 보아도 감나무가 없는 마을은 없을 것이다. 감나무가 많은 것은 다른 과일나무에 비해 감이 식량이 되었던 때문이다. 밤이나 배, 능금, 복숭아, 살구 등 많은 과일나무가 있지만 오래된 나무는 흔치 않다. 그만큼 중요한 과수로 생각하지 않았던 때문이다. 밤이나 대추를 제외하면 다른 과일은 저장이 잘 안된다. 밤은 건율(乾栗)로 가공하고 대추도 그대로 말려 저장한다.
곶감(乾?)은 감을 깎아서 말린 것이다. 잘 말려 독에다 저장하면 이듬해 풋감이 나올 때까지 보관할 수 있다. 따라서 당시의 겨울 저장 식품으로 이 보다 좋은 것이 없었을 것이다. 곶감이 마르면 과육 속의 당분이 밖으로 빠져 나와 하얀 분으로 뒤덮인다. 이 분을 시설(?雪) 또는 시상(?霜)이라 하는데 하얗게 돋아난 것일수록 맛이 달다. 그래서 곶감을 백시(白?)라 부르기도 한다.
감은 유난히 이름이 많다. 미숙과도 말랑말랑한 것은 먹을 수 있다. 이것을 풋감이라 한다. 겉이 주황색으로 잘 익었어도 단단하면 떫어서 먹기 곤란하다. 이런 것은 땡감이라 한다. 땡감을 말랑말랑하게 후숙 시키면 연시(軟?) 또는 홍시(紅?)가 된다. 물에 담가 떫은맛을 없앤 것을 침시(沈?)라 한다. 감을 불에 그을려 말리면 오시(烏?)가 된다. 한방에서는 기생충을 죽이고 상처의 고름을 없앤다.
감의 품종에 따라 고종황제가 즐겨 먹었다는 고종시(高宗?), 납작하고 껍질이 얇은 반시(盤?). 작은 감이 많이 달리는 돌감 따위가 있다. 최근 남부 지방에서 많이 재배하는 단감은 처음부터 떫은맛이 없어서 소비자의 인기를 얻고 있다.
감나무는 식용으로서의 감 외에도 약재로 쓰였던 자원식물이다. 감꼭지는 딸꾹질을 멎게 하고 기침과 트림을 다스린다. 감나무 잎은 차가 되었다. 비타민C가 가장 많이 든 과일이 바로 감이다. 곶감을 달여 마시면 설사를 멎게 한다.
떫은 감에서 뽑은 즙은 옷감을 염색하는데 쓴다. 제주도의 작업복인 갈옷은 감물을 들여 붉게 한 것이다. 감에서 뽑은 탄닌은 잉크, 페인트 첨가제로 쓰고 의약품을 만든다.
한국의 전통 가구는 좌우대칭의 미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 가장 합당한 목재가 바로 감나무이다. 감나무 목재를 반으로 켜서 펼치면 좌우의 무늬가 대칭이 된다. 반다지, 옷장, 머릿장 같은 가구에 먹감나무 목재판을 붙이면 좌우 대칭의 무늬를 살릴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어서 예로부터 먹감나무 목재는 전통가구 제조에 널리 쓰였다.
그러나 귀중한 먹감나무도 70년대 나무젓가락이 유행하면서 늙은 감나무는 목재용으로 잘려 나갔다. 최근에는 골프가 유행하면서 한국산 감나무 목재가 골프채의 우드헤드로 최고라 하여 수출까지 하고 있다. 감나무의 수난시대가 열린 셈이다.
온대성 감나무 목재가 가구재로 최적이 듯 인도의 열대성 감나무류의 목재도 널리 쓰인다. 단단하기가 쇠와 같고 속이 검은 것도 있어서 휴대용 호신불을 깎는데 좋다고 한다. 또 각종 의식용 불기 제작의 재료로 쓰이니 인도감나무(鎭頭迦)야말로 없어서는 안 될 성수(聖樹)인 셈이다.
불교가 중국을 거쳐 대륙의 끝 한국과 바다 건너 일본에 전해지면서 불교와 관계있는 식물도 함께 전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열대성인 교목들은 심어 가꿀 수 없었으므로 그 지역에 자생하는 비슷한 식물을 성수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전국의 각 사찰이나 불심이 깊은 가정에서는 감나무를 즐겨 심고 가꾸면서 열매를 따먹었던 것 같다.
불교의 나라 인도는 열대 기후대에 속하므로 갖가지 진귀한 과일이 풍성하다. 불경 속에는 이러한 진귀한 과일이 나오지만 대부분 산스크리트 어를 한자로 음역했기 때문에 잘못 전달되는 수가 많다. 특히 한자 번역본 불경을 읽어야 하는 우리로서는 경전 속의 식물이 실제 어떤 식물인지 궁금할 때가 많다.
대반니원경 사의품에는 진두가(鎭頭迦)라는 과일이 나온다. 달콤한 맛을 지닌 열대성 감나무의 열매를 말한다. 비슷한 것에 독이 있는 나무가 있어서 진리를 찾는 수행자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과수원에는 두 가지의 과일나무가 자란다. 하나는 가라가(迦羅迦)이고 다른 한 나무는 진두가이다. 두 가지 나무는 잎과 꽃이 비슷하고 열매까지도 서로 닮았다. 진두가는 맛이 달지만 한 그루밖에 없다. 그러나 쓴 열매가 달리는 가라가 나무는 많다.
농장의 일꾼이 진두가 열매의 맛만 보고 가라가까지 한꺼번에 따서 시장에 내다 팔았다. 많은 사람들이 독이 들어 있는 가라가를 사먹고 복통을 호소했다. 마침 그 곳을 지나는 어떤 사람이 가라가와 진두가가 섞여 있는 것을 알고 가라가를 모두 버리게 했다.
 
불경 속에서는 진짜와 가짜는 언제는 함께 있기 때문에 가려내기가 힘들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더구나 가짜는 많지만 진짜는 하나 밖에 없다. 오히려 가짜는 빛깔이 곱고 크며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그에 비해 몸에 이로운 것은 빛깔도 화려하지 못하고 그리 크지 않아서 눈에 잘 뜨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주변에는 현인도 많지만 사악한 무리도 있다. 처음에는 친절을 베풀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조그만 이익만을 좇아 상대를 속이고 우리 모두를 배반한다. 그러나 어진 사람은 지나친 친절을 베푸는 일은 없지만 언제나 한결같이 남을 돕는다. 진두가는 겉과 속이 한결같은 그런 과일이다.
진리는 언제나 가까이 있지만 그 것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 우리에게 없을 뿐이다. 기독교에서도 “천국으로 가는 길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다. 수행자의 삶이 얼마나 어렵고 고달픈지를 잘 나타내는 말이다.
열대 과일 진두가는 참 진리를 비유한 것이고, 가라가는 미혹의 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겉이 비슷한 과일 중에서도 맛난 것을 가려낼 줄 아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진두가는 산스크리트 어로 틴두가(tinduka)라 한다. 번역된 문헌에는 감나무(?), 시목(?木) 또는 시수(?樹)로 표기하였다. 인도의 벵갈 지방에 특히 이 나무가 많기 때문에 인도감 또는 벵갈감이라고도 불린다.
인도 대륙 서해안 지역과 동인도, 스리랑카의 열대 해안 지역에 널리 분포하는 상록활엽 아교목이다. 나무 높이는 6~10m 정도이고 옆으로 많은 가지가 벌어진다. 여름철 우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묵은 잎 사이에서 새싹이 돋아나 작은 꽃이 다닥다닥 붙는다.
힌디 어로 가브(gab), 벵갈 어로는 캔드(kend)라 하여 맛있는 과일로 친다. 종류가 많고 여러 가지 원예 품종도 있다. 넓은 의미의 진두가는 태국, 자바, 말레이지아, 세레베스 섬에도 자생하지만 인도의 진두가와는 약간 다른 종이다.
과실의 지름은 5cm 정도이고 약간 납작하며, 노란색 또는 주황색으로 익는다. 덜 익은 것은 떫어서 먹을 수 없다. 감나무의 일반적인 성질은 어린 열매일 때는 탄닌질이 많아서 먹지 못하지만 완전히 익은 것이나 물에 식히면 떫은맛을 없앨 수 있다. 진두가도 마찬가지로 나무에서 잘 익은 것을 따면 맛이 달콤하여 ‘꿈속의 맛’이라 뜻으로 불린다.
열매를 가로로 자르면 4~8개의 씨가 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일의 크기는 작지만 맛이 좋아 인도인들이 정원에 즐겨 심는다. 감나무 류는 목재가 단단해서 갖가지 공예품을 만들거나 가구를 짠다. 진두가도 목재의 결이 곱고 단단하여 가구, 건축재, 선박 건조용으로 쓰인다.
열대성 감나무는 종류가 대단히 많아서 약 200여 종이 이른다. 목재로 쓰이는 감나무 중에 심재가 검은색을 띠면 흑단(黑檀), 보라색을 띠는 것을 자단(紫檀)이라 하여 최고급 공예재로 쓴다. 인도에서는 목재를 에보니(Ebony), 세이론 에보니(Ceylon ebony), 마르베 우드(Marbee wood)라 한다.
우리 나라의 신안 앞 바다에서 인양한 원대의 무역선에도 흑단과 자단 원목이 무더기로 선적돼 있었다. 600년 전의 목재가 바다에 가라앉아 있었던 것은 비중이 1.0~1.2 나 되었던 때문이다. 당시의 무역선이 극동의 바다를 누비며 멀리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흑단과 같은 보물을 가득 싣고 우리 나라와 일본까지 화물을 실어 날랐음을 말해 준다.
불경 속의 진두가와 비슷한 가라가란 어떤 식물일까. 식물학자들은 인도인들이 말하는 와피가란 나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나무는 산스크리트 어로 비사 틴두까(visa tinduka) 또는 쿠라까(kulaka)라 한다. 틴두까는 독이 있는 열매라는 뜻으로 독진두가(毒鎭頭迦)라 쓴다.
사실 감나무와는 전혀 다른 종류로 열매의 크기가 비슷한데서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잎은 진두가가 긴타원형인데 비해 가라가는 둥글며 세로 엽맥 3줄이 뚜렷하여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열매도 진두가는 꼭지가 있지만 가라가는 꼭지가 없다.
가라가의 씨에서 독극물인 스트리키니네를 뽑아 의약품을 만든다. 인도의 원주민 중에는 가라가 씨에서 추출한 독을 화살촉에 묻혀 사냥에 쓰기도 한다. 인도의 진두가는 아니더라도 감나무는 불경 속의 나무와 사촌간임에 틀림없다. 사찰의 늙은 감나무 보호 운동이라도 펼쳐야 할까 보다.
 
 

 
내용출처 : [인터넷] http://moolpool.hihome.com/main.htm 
 
 

 
 
촬영 정보를 보니 2005년 5월 26일 17시다.
석장을 찍었는데...다 흔들렸다.
흥분했나보다...내가,
개미가 꽃 속에 잔뜩 들어있다.
 부지런히 드나들며 수정하고 있었다.
감꽃 촬영은 여수 다녀와서 해야지 했는데...
감꽃개화기는 무척 짧나보다 5월31일 감꽃은 다 말라 져버렸다.
 
감이 맺힌 것을 보고 솎아주라고 말봉씨(농장하는 남편친구)가
가르쳐주었다.
꽃이 지고 난 자리끝에
벌써 감이 맺혔다.
 
오늘, 6월 1일
며칠 더 있다가 솎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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