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은 무지 더웠다가 아니라 뜨거웠다.

식물들도 데어 죽는 일이 속출했다.  뜨거워 죽을 만큼 혼나고 나니 소슬한 바람 한줄기에도 감사하고 행복하다.

뭐든 힘든 일을 겪어야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나보다.

 

우리 집, 해골수석이다.

대충 돌을 보면 어디서 주워왔는지 다 기억을 하는데....이 돌만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비가오면 눈물자국까지 선연하다.

보는 이들이 징그럽다고 해싸서 영산홍 나무 그늘에 숨겨두었다.

 

자연 방임주의 ~~

내가 끊임없이 동물을 기르고 식물을 기르고 모두 다 자연 방임주의다.

그러다가 외출냥이 모므의 출산 뒷치닥꺼리가 무서웠고....그렁저렁 오차도 있었지만,

식물도 그렇다. 내 마당에서는 그냥 되는대로 자라난다.

 

혹시 아들들이 이 글을 보게되면 <울 어무이, 요즘 달라졌어 정리를 도통 하시지도 못하고 ....>분명 그럴것이다.

<야들아 니네들 안도와주니 그렇다. 올 가을엔 사람 사서라도 침대 들어내고 장롱 들어내고....많이 많이 내버려야겠다.

자칫 내가 이 고물들 보다 먼저 내버려지는 숭한 꼴 당하지 않으려면~~>

 

어르신들 보내고 아이들 셋 다 보내고나니 ..기냥 펼쳐놓고 산다.

그 게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다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넣고 정리하면 나중에 찾질 못한다.

 

집으로 들어오는 진입로 바닥에 담쟁이가 슬슬 깔리기 시작한다.

ㅎ 바닥에 담쟁이 깔리도록.....그렇게 논네 둘이 조용히 살아가니 ......마당을 골고루 다지듯 밟을 일도 없다.

은솔이만 고라니처럼 신이났다.

매일 그렇게 재빠르게 달리다보니 제 먹이를 탐하는 참새도 잡고, 쥐도 잡고 군살도 하나 읍따!

 

 

그나저나 모처럼 찬바람이 불자 모두들 화색이 돈다.

씨잘때기 읍는 살만 붙이고 사는

나도 예외없이~~

 

 

 

화천 곡운구곡에서 주워온 돌

 

아무래도....나 치맨가봐~

전에 이 글 썼더구만....원필님 오셔서 화성인같다는 답글도~~

내가 눈물 흘려야겠으니...

오호 애재라!

눈물 흘리는 수석

비가 왔다.

마당 낙엽을 쓸려고 나갔다가 흠칫했다.

봄에 줏어논 돌이 울고 있었다.

가족들이 안으로 들여놓는 걸 반대해서 바깥에 늘 두었는데....오늘 바라보니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린다.

큼지막한 두 눈으로 뭔가 할 말이 많은 표정이다.

지난 봄 한탄강에서 줏어 온 돌이다. 이 돌을 발견하곤 한국전쟁 동란중에 어이없이 져버린 <이름없는 병사>누군가의 얼굴을 떠 올렸다.

지금은 비록 한탄강에 나뒹구는 돌일지언정...누군가의 얼굴이었다는....그런 망상끝에 모셔온 돌이다.

처음 이 돌을 본 아들들은 웃더니...남편은 마당에 내어 놓으란다.

던지듯 잊은 채 두었는데...

 

수석으로는 맞구멍이 뚫린 관통석을 줏으면 행운이라고 한다. 재수 좋단다. 비록 관통석은 아니지만 묘하게 뚫렸다.

줏어올 때 한 손으로 두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차있는 곳까지 들고왔다.

갑자기 볼링 생각이 났다.

볼링의 유래가 적군들의 두개골에다 손가락을 집어 넣어 굴려서 또 다른 두개골들을 넘어뜨린데서 기인한 스포츠란다.

집안에 들여 놓으려다 기겁을 하는 남편때문에 마당에 두었는데...오늘 자세히 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어 사진을 찍어보았다.

 

 

2009.년 글이니 잊을만도 하군요!

용량이 현저히 딸려스리~~

 

.

.

누가 얼핏 보더니 해골은 무씬...

돼지코구먼 한다.

아 정말 그렇게도 보인다.

돼지코!!

 

오래전에

정선 아우리지에서 주워온 돼지코

여기 있다.

 

 

 

감물염색, 처음에는 염색전과 별반 다를바 없어 보이지만

햇볕에 여러 날 동안 발색을 하면 차츰 고운 감물빛깔이 든다.

주글주글 두게되면 햇볕 받은 곳은 진해지고 덜받은 곳은 옅게 감물이 든다.

 

 

가을일기<자유> # 1번 글,

 

 

 

 

자유!

삼식씨만 없어도 나는 자유다.

어제는 낮 진종일 나무늘보처럼 꾸무럭거리며 하루 온종일을 거실이며 안방이며 굴러다니며 잤고

너무 자버린 낮잠 때문에 걱정했던 지난 밤잠도 얼마나 잘 자고 났는지 눈을 뜨니 8시다.

 

실은 여행지에서 삼겹살을 몇 점 입에 댔는데...

한 밤중에 가려워서 긁다가 잠이 깼다.

씻고 더마톱연고 바르고, 레티리진 반 알 먹고~

그놈의 망할 놈 알러지약을 가능하면 먹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밤중에 잠을 못자고 자꾸만 뒤척이게 되면 다른 이들에게 불편을 주게 된다.

그래서 먹은 알약인데...새벽 두 시에 깨서 씻고 약바르고 약먹고.......새벽 4시경 다시 잠들었다.

 

 

 

집에서는 어지간하면 약을 먹지 않고 씻고 바르기만 하면 되는데, 여행지에선 이불 부스럭대며 긁기도 그렇고 그냥 약을 먹으면

가려움증도 가라앉지만 잠도 잘 오게 된다.

그런데 그 잠이 이튿날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리긴 하지만...

 

 

이튿날 내내 병든 병아리마냥 졸다가 버스에 올라앉기만 하면 졸았다.

밤늦게 도착해서 또 죽은 듯이 잘 자고.... 다음날 낮에도 내내 졸았다. 

그런 잠결에도 냉장고에 수명이 다 되어가는 가지를 과도로 찍찍 잘라서 볶아 ....먹긴 잘 먹고 ...또 잘 잤다.

정량이 한 알인데 한 알 먹었다면 아마도 사나흘은 내내 잘 것만 같은 약!!

 

오늘도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동네 뒷산을 올랐다.

물 내려가는 하수관에 뭔가 꼬물댄다.

<헉 쥐!!>

인간은 쥐만 보면 무섭다 더럽다 생각하는 건 조상대대로 그런 느낌을 물려받은 DNA가 흐르기 때문이라는 걸 어디서 읽었다.

일본은 예로부터 지진이다. 쓰나미다. 살만한 곳이 안 된다.

살기위한 더 나은 땅을 찾아갈 본능으로 일본인들에게는 역시 이와 같은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다른 땅에 대한 열망!!

그 열망이 침략으로 이어지는 아주 나쁜  DNA가 흐를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ㅎ 이야기를 다시 산길로 되돌려서...

배수로에 빠져 못 올라오는 동물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쥐라고 보는 순간 소스라치게 몸서리 쳐졌지만...이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라 발이 짧다. 그러자니 등을 구부리면 쥐처럼 등이 활처럼 휘어지지도 않았다.

아니다. 꼬리도 없었는 듯....

 

혹시? 두더지?

처음 만나보는 두더지다. 머리는 쥐 같고 덩치도 쥐 같은데 등짝이 너구리처럼 쭉 펴져있다.

네 다리는 짧고 꼬리도 없었는지 짧았는지 ,,,너무 놀란 나머지 기억에 없다.

 

 

 

나는 그 놈을 따라 수로를 바라보며 걸었다.

아침이라 수로엔 크다만 지렁이들이 누워있다. 낙엽이 쌓여 썩어있는 곳으로 쑤욱 들어간다.

그 속에서 꼬무락대는 모습이 마치 이불속에 어린아이들이 노는 것 같다.

 

 

이미지(다음검색)

 

 

집에 와서는 일을 벌였다.

아버님 돌아가시고 입었던 상옷들을 감물염색을 들였다. 벼르고 벼르던 일 중에 하나였다.

건강염색인 셈이다. 알러지로 고생하는 내게 좋다면야 뭔들 못 걸칠까?

얼마 전 테스트해 본 내 적삼이....

<이궁 괜히 옷만 버렸구나!>

처음엔 그랬다가 하루 이틀 지나고 발색이 되니 예쁘게 들여졌다.

<이만하면 되얐다!>

그래서 붙은 자신감으로 또 일을 저질러보는 것이다.  

 

어머님 돌아가시고는 검은 예복으로 입었지만 고향에서 돌아가신 아버님 상옷들을 광목이라 어딘가 쓰임새가 있을 것 같아

꽁꽁 잘 챙겨 둔 것이다.

감물은 햇빛에 노출될수록 천천히 붉은빛으로 발색이 된다.

조각 천을 잇대어 커튼을 만들어도 좋고....더 늙어서 입을 내  몸뻬바지를 만들어도 좋고~~

뚱땅뚱땅 기워서 할머니처럼 단속곳을 만들어 입어도 좋을테고...

봄이면 태어날 손자녀석 이불호청을 만들어도 좋고~

알러지만 물리칠수 있다면야~

 

 

 

 

 (계속)

 

 

 

가을일기<자유> # 2번 글, '가을볕과 약초' 는 다음 글로 이어서~~

 

더보기

 

감물염색천에는 그림그리기가 어렵다고 한다.  http://blog.naver.com/psj65190/195610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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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0일  신안 여행길에서 상경하는 길목에 단양으로 향하는 

우리들은  메타쉐콰이어가 가을을 따라 벌써 떠나버린 줄 알고

초조해 했지만...역시나 남쪽이다.

메타쉐콰이어는 기다려 주고 있었다.

 

하지만 아니 기다려 준다면 또 어떠리~~

잎새를 후두둑 다 떨구며 서 있는 앙상한 모습은 그 모습 그대로...

만추의 느낌을 흠뻑 안겨 줄텐데...

 

어눌한 내 사진 보다  나는 가을 속으로 하냥 걷고 싶었는데...

쩌어그......눈에 보이는 끝간데 까지만 걷고 싶었는데,

일행들은 삼각대 세우랴 어쩌랴~~

내 멜랑콜리 날개를 고마 접어부렀다.

 

2009년 10월28일 다녀온 사진을 집에 와서 찾아보니

아직도 청청하게 푸르기만 하두먼...

담양은 차라리 국도가 더 좋다.

드라이브길 굽이 굽이 메타쉐콰이어 길잉께~

 

아! 다녀온지..까마득한 시간같은데

제우 일주일 지났다. 왜 벌써 그리울까?

가을속으로 몸을 한 번 더 풍덩 담궈야 쓰겠는데...

 

이 가을

월매나 더 천고마비를 외칠라고...

마음이 허전하믄 내사 밉지는 안할텐데...

왜 이리도 胃(밥통:위)가 허전턴지...

버씨로 찹쌀도너츠도 그립데이~~

곁에 있어줘도 벨 수 읍지만  가는 가을, 너도 아쉽고...ㅠ.ㅠ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인 담양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축제가 열려 2만 여 명이 다녀가는 등 성황리에 끝났다.

올해 처음으로 '생태숲 메타길 이야기'를 주제로 지난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에 걸쳐 열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축제는 공연을 비롯 다양한 생태체험과 전시 등이 마련돼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굴다리갤러리>에는 메타쉐콰이어 숲을 배경으로 찍은 영화 스틸을  전시해 놓았다.

 

 굴다리 갤러리 앞 바로 이 자리가 포토 포인트?

우리 일행들이 자리잡는 걸 보아하니..

 
 
 
삼각대 세우고.. 사진 찍느라 바쁜 일행들 앞에 나타난
짜잔...담양 찹쌀도너츠~~
출출하던 차에 너 자알 만나부렀다.
전남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 578-4  

 

 
 
 
 
 
 





 

 

맹위를 떨치던 무더위도 한 풀 꺾였나요?
오늘 아침은 어찌나 써늘한지 옷을 다 껴 입었어요.
가을...

가을이 왔나봐요!


그렇게나 기다리던 가을인데 왜 이렇게 오스스하지요?

사람마음은 참 간사해요.
가을은 이래서 옆구리가 시린 계절인가봐요!

지난 영주 부석사 여행 때 담아온 사진 몇 컷이예요.
가을을 예고하는...
아니 가을이 물씬 풍겨나는 사진 맞아요.

벌개미취와 무지개,  코스모스와 나비,
고추잠자리~ 붉은 백일홍! 방아깨비

 

청솔모는 잘 익은 잣송이를 물고가다가 떨어트렸나봐요.
연인들이 잣을 주워서 잣을 까고 있는 모습을...ㅎ~

청솔모도 이제 스를 월동준비를 해야 하나봐요!!

 

더위가 한 풀 꺽이면 이내 소슬한 가을!

가을은 바쁜 사람들에겐

채 느끼기도 전에 저만큼 가버리고마는....계절,

이 좋은 계절이 아쉽게 사라지기 전에

여행 한 번 떠나보심은 어떨까요?

파아란 하늘 흰 구름이 떠 있는 자연의 품으로 떠나요.

 

39333

영주 부석사 여행길에 / 이요조

 청솔모 사진이 여엉,,,,그래도 올려보았어요!

 

 

 

 

 

 

 

 

 

 

 

 

 

 

봉화 (경북) 여행중에 만난 억새밭입니다.

모두는 차에서 내리고 싶어했습니다. 버스는 멈추어 서고  모두는 본능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저무는 계절 가을을, 억새를, 렌즈에 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장소는 어딘지 잘 모르지만....신비의 도로란 입간판이 보이는군요.  좀 전에  범바위를 지나쳐 오는 길입니다.

억새는 은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계절의 마지막 꽃입니다.

아침햇살을 머금어 은빛은 마치 물방울처럼 반짝이는 듯 합니다.

 

 

 

 

 

 

 

 

 

 

 

 

 

 

 

 

 

낙엽여행을 떠났다. 어느새 가을이 이토록 깊었는지 만산홍엽이더구나!

강원도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의 참나무 군락지인 산책로, 가도 가도 온통 낙엽뿐일 것 같은 호젓한 산길을 지천으로 널린 갈색 낙엽에 지쳐 숨막히는 호흡을 고르며 걸으며, 푹-푹...빠지도록 차곡차곡 쌓인 낙엽을 발목이 시도록 밟으며, 떡갈나무, 상수리(갈참, 굴참, 졸참, 신갈)낙엽들이 떨어져 켜켜이 쌓인위로 또 쌓여 나뒹굴고 건듯 부는 바람에도 바스락 이며 몸을 굴린다.

 

건듯 스치는 바람에도 비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에 하늘 한 번 바라다보고 절대자는 무엇 하나라도 그저 만들지 않았다 하셨거늘,  떨어져 누운 낙엽에 대해,  생각을 하며 걸었었다.

떨켜가없는 낙엽들은 작은 바람에도  비처럼 쏟아지고 바람처럼 흩날린다.

떨켜라는 단어를 배웠다.  내게도 내 삶에도 진정한 떨켜가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떠날 수 있을 때 떠날 수 있음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시간 맞추어 기차역에 나가듯 때맞추어 갈 수 있는 인생, 약간은 아쉬운 듯한 나머지 생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그렇게 아름답게 떠나고 싶다.

떨켜는 떨어지더라도 그 자리를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도록 보호도 한다니...이 어찌 부모의 마음같지 않을까?

그런 소중한 [떨켜]가 내 인생에서도  빛을 낼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물러설 때 물러설 줄 아는 지혜,  마지못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그런 나무보다는 종당에는 참한 떨켜로 기대어왔던 나무의 수분까지 되막음 해놓고  이生을 예쁘게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엄살기 유난한 구물잡담(口勿雜談)인지 몰라도 적어도 늘그막에 누레오치바(젖은 낙엽)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제법 쌀쌀해진 오후, 일몰 전 산책길을 서둘러 내려왔구나!


벌써  저무는 한 해가 가까운 시월의 마지막 밤이네~

스산한 바람이 일면 사람들은 왠지 모를 허전함에 따듯한 온기를 그리워한다.

이리저리 흩날리는 낙엽을 창 너머로 보며 괜스레 으스스해져서 옷깃을 여미고는 황망히 제 갈 길을 재촉한다.  가을이면 밤이 이슥하다 못해 새벽이 오도록 불을 끄지 못하는 그 무엇이 우리들 맘을 이토록 시리게 만드는 걸까? 시월의 존재 는 우리를 한없는 사색의 길로 접어들게 하구나.


잠이 오지 않아 뜰에 내려선 정수리 위에서 환하고 둥근 가을 달이 비춘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달마저 시리도록 밝구나! 달빛 그림자에 낙엽은 두 배 세 배가 되어 떨어져 내린다.

한기가 들어 마지못해 실내로 들어 온 나는 주전자를 찾아내 찻물을 끓이다가 우중충한 식탁위에 가을을 옮겨놓기로 했다.

꽃을 꽂아두는 것도 좋겠지만 꽃값이 비싸구나, 굳이 꽃을 사지 않아도 가을 감각에 딱 맞게 집안을 꾸미려면  돈을 들이지 않아도 가을 을 물씬 풍길 수 있을 테다.

가을엔 모든 것이 풍성하다. 오곡백과가 있고 떨어지는 낙엽의 색갈이 곱다. 식구들을 위해서 또 다른 분위기를 화사하게 연출해보자!  오스스 추운가슴 웅크리고 들어 온 가족들 마음이 훈훈한 행복으로 넘쳐나게~

서리가 설핏 내린 요즘이 낙엽이 고울 때다. 연이어 서리를 맞은 낙엽 때깔은 죽어버린단다.

낙엽을 주어보아라!  소녀적 마음으로 돌아가서 예쁜 낙엽들을 주워 모아서  화장대에도 깔아놓고,

식탁위에다 색색으로 물든 예쁜 낙엽을 깔아 보거라!  그 위에는 아무 것이나 올려 보아도 아주 멋진 가을 소품으로 변하더구나!

두꺼운 책 한권을 들고 낙엽 떨어져 쌓이는 곳으로 나가자. 독서를 하러 나가냐고? 물론 그것도 좋겠지만, 낙엽을 주워서 책갈피에다가 끼워서 가져오면 식탁을 장식했다가 또 한 번 더 나머지로 갈아주면 어느새 봄은 성큼 다가와 있지 않겠니?

읽지 않는 두툼한 책 한권에다가 가는 가을을 유보시켜보는 거다. 나만의 가을로  책갈피에 숨겨두고 긴-긴 겨우내  즐겨보는 가을,  가는 시월의 마지막이 아쉬워서~

 

...엄마가,

 

 

 

      낙엽이 한창 고울 때다. 지금이...

      별다른 방법은 없단다.

      식탁에 가족사진이 끼워져 있는 집들을 종종 보았다.

      사진은 식탁에다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뜨거운 것을 올리고  음식 냄새나는 곳이잖니?

      사진은  빈 나무가지를 구해와서 예쁜 집게로 사진을 잎새처럼 달아보는 아이디어는 어떨까 싶다.

      사진만 붙여놓고 뭔가 허전하다면 예쁜 구슬이나 리본으로

      치장을 하여도 좋을 것이다.

      년말 크리스마스 트리보다 멋지지 않을까 싶구나.    

.

       다음에 사용할 낙엽을 준비해서 책갈피에 둔다.

      겨우내 한 번은 더 갈아줘야할 듯...그러노라면 봄이 오겠지? 

      이 가을에 육필로  직접  아날로그 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편지지를 곱게 접을 때 함께  넣어도 좋겠지?

 

       아마 네가 꾸민다면 더 예쁘겠지?

      엄마가 하는데 젊은 네가 한다면 더욱 빛나지 싶구나!

      봄에는 꽃으로 꾸며볼 생각이다.

      아이들이 있다면 함께 만들어도 좋겠지?

      식탁위엔 굳이 꽃꽂이가 필요 없단다.

      먹는 채소, 과일 이보다 더 예쁜 빛깔과 자태가 또 어디있을까?

      식탁위에서 제일 무난하고.....오래가고

      또는 덥썩 깨물어 먹어도 좋을 소품들이니~

 

 

..

 

..

 

 

 

 

 

 

 

 

 

 




떨―켜[명사] 낙엽이 질 무렵, 잎꼭지가 가지에 붙은 곳에 생기는
특수한 세포층. 수분을 통하지 못하게 하여 잎이 떨어지게 하며,
잎이 떨어지면 그 떨어진 자리를 보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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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오려네~

 

<마리의 우울>

쥔님, 나 시집 좀 보내주셔요, 에효효,,,,,또 가을인데....지가여 중년으로 접어든 건 아시는지?

 

       

       

       

      <가을>

       

      감을 세다가...

       


      쉰 개 넘은 듯 달린 감을

      세다가, 세다가 고개만 아프고

      헷갈려서 관두었다.



      다닥다닥 감처럼 달린 내 나이

      세다가, 세다가  허리만 아프고

      이젠 고만 세기로 했다.



      몇 번째 가을인가?

      애써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세어보기에도 지친 가을은

       


      또 하나 더 보태주려

      연착없는 기차처럼 달려와서

      나는 가을을 앓는다네.



      덧없이 빠른

      이노메 세월은 어찌

      감기몸살이나 휴가도 없누?



      글/이요조

 <감>

서서히 붉은 빛이 돌려고 한다.

 수수하게 생긴 감잎의 단풍은 참으로  곱디곱다.

속으로는 감처럼 빨간 열정을 품고 있음이라!

 <가지>

꽃이 하 예뻐서 한 그루 얻어다 심었더니 반그늘인지라 앙증맞은 꽃만 피워 올리다가

가을이 되니 종당에는 지늠도 결실이라고....

 

장독간에 차즈기도 꽃을 피우고~

 

 담쟁이는  무엇에 데인 듯....화들짝 단풍이 든다.

 

가을은 가을 그대로 충분히 아름답다. 

 

가슴 한 켠이 휑-해서 그렇지...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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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짝  

                             

           
                                                           
        시조/이 요조

         

         

         

             

         

              온종일 기다림에  삽짝이  닳는구나

              오라는 님 아니오고  서쪽 창에 노을만 드네

             

              흰 박꽃  달빛에 저려 눈물같이 피누나!

               

             
          

             
             님을 위해 잘 익힌  술동이를 그러안고

            

             마음의 빈 강에다   나룻배 띄워 놓고

         

             어둔 밤  길  못 드실라  조용히 노래하네.


            



          

                                                                                  어느 가을밤에,

         

         

         

         

         

         <박꽃은 기다림이다. 박꽃은 눈물이다.> 

         

         

        보름달, 

        둥근 모습을  닮은 박이 영글어 가는 계절, 가을입니다.

         

        예전에는 박꽃이 저리도 고운지 몰랐지요.

         

         

        옛날, 옛날  농촌에 시계가 없던 시절에 박꽃 봉오리가 봉긋하면 보리쌀을 앉혔더래요.

        저녁을 지을 준비를 하는 게지요.

        보리쌀을 삶아내면 내일 아침밥 할 때 가마솥에 깔 보리만 바구니에 퍼서 

        매달아두고는 저녁밥을 지었지요.

        쌀 반, 보리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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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는 박꽃이 예뻐서 봉오리를 갖고 와서는 물병에다가 꽂아두었더니,

        밤이 되자 화안하게 피어나더군요.

         

        얼마나 눈부시게 고운지...눈물처럼 희고 맑고 순수했지요.

         

        눈물 같이 피어나는 꽃!

        하얀 박꽃!!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박꽃은 앵돌아져 입마저 꼭 다물고 있더군요.

        박꽃은 여인입니다.

         

         

         

         

         

        글:사진/이요조

         

                              2007년 9월 13일

         

         

         

         

         

        박은 둥굴어 풍성한데...박꽃은 쓸쓸한 모습입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은, 이렇게 두 얼굴로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풍성함과 무언지 모를 허전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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