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나를 조신한 주부로 들어앉히네!
메르스 때문에 꼼짝 달싹 못하고 집에만 들어 박힌지 벌써 20일차 쯤?
동안 밀린 집안일이나 슬슬하고 있다.
너무 커서 키우기 버거운 '몽이"도 치우고 (ㅠ.ㅠ) 힘이 쎄서 언젠가 내가 얘땜에 큰 일 치지? 하는 불안감은 여지없이 지난 번 평생 상처 하나 없이 살다가 다 늙어 8바늘이나 꿰맸으니...
점점 공간지각력도 떨어지는지 맨 땅에서도 휘청거리며 쓰러지려 하는데...
몽이를 없애고 마당을 대청소하고 망종 지나고 10일지나 살구를 따니 절반은 익었다. 매실처럼 효소를 담구려 다짐하고 있었다.
매실과 살구나무는 장미속과로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어릴 때는 잘 구분이 안 될 정도다.
매실은 위장이나 소화기능에 탁월하고
살구는 폐기능에 좋다니 기관지가 안 좋은 내겐 당근 살구다.
더구나 살구씨는 피부에도 좋다니 당연 살구에도 그 성분이 좀 있지 않을까?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매실나무와 살구나무를 심었는데(2015년=4년차) 지난해는 살구나무에 진딧물이 끓어 <천하무적>이란 살충제를 뿌리고 한 바가지 정도 땄나? 그랬는데 올해는 아무시랑도 않게 주렁주렁 많이도 맺혔다.
매실나무는 나무줄기에서 부터 흰 분 같은 진딧물이 끼이고 꽃도 서너 송이 피다가 말고 올해는 기어이 윗부분 가지는 죽고 말았다. 매실이 키우기가 무척 어렵다.
그래서 매실은 엄청 농약을 많이 친다더니 그 말이 맞긴 맞나보다.
살구는 그런대로 우리나라 토양과 기후와 맞아 별 병충해 없이도 절로 잘 된단다.
올해 모종으로 다시 살구나무와 매실 두 그루를 심었더니 살구는 잘 자라는데 매실은 한 그루는 영 죽고 한 그루는 가뭄을 타는지 비실거리다 겨우 잎을 올리더니 매일 물을 줘도 위에서부터 잎이 마르기 시작하더니 밑 둥치에서 새 줄기가 자라오른다.
남푠은 효소가 아니라 전부 설탕물이라고 효소담그기에 적극 반대에 나서고...
난 설탕물이래도 좋으니 구연산이 많이 든 과일에다가 설탕을 넣어서 그 즙으로 요리에 넣으면 바로 넣는 설탕보다야 낫지 않느냐는 생각에 집에 있는 걸로담는데 뭐 어떠냐며 어깃장을 놓고...
종열이(막내아들)가 친구네 농장에서 매실을 10kg 세 박스를 직접 따왔다.
장모님댁꺼, 저들꺼...우리집꺼 이렇게 3박스를 따왔단다. 나는 선선히 사양하고 우리 집 살구로 담겠노라고 했었다.
막내집에 매실 담그기에 혹 실패할까비 매실과 설탕은 1:1.2쯤으로 하렸더니 사진으로 보니 설탕 범벅이다.
그리고 내가 황설탕으로 담으라는 말은 까먹었나? 백설탕으로 담갔네~~(헐)
직접 따와서 꼭지 따고 씻어 말려 담았단다. 가족 카카오그룹에 올린 사진이다. ㅎ
(다음 클라우드는 이제 곧 종료한다니 ...에구 이 짓도 불편한데 어카지?)
아무튼 블로그를 뒤져봐도 살구가 조롱조롱 매달린 사진은 없고 꽃사진만 겨우 두어장 있다.
참 지난해 봄에 살충제(봉투에 분명 농약이라고 적혀있다)를 뿌리고 우리 집 마당에서 해마다 여름이면 허물을 벗어놓고 우화하는 매미들!
지난 여름 첨으로 기형 매미들을 그 부근에서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살충제(천하무적) 그 효과가 그리 무섭도록 컸나?
그럼 마스크도 없이 살충제를 날로 마신 나는? 그래서 지난겨울 호흡기 천식으로 그리도 힘들었을까?
매미의 기형은 살충제가 원인일까?
http://blog.daum.net/yojo-lady/13746842
막내네 설탕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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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담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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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남편도 없는 날,
실은 별 도움도 못되면서 다구치는 호들갑 잔소리 듣기 싫어서~
나는 담장에 사다리를 걸쳐놓고 담장에 올라서서 살구를 따기 시작했다.
시장바구니를 허리에다 질끈 묶은 채...
살구가지가 손상된 그 자리에서 꿀같은 진액이 몽글몽글 피어난다.
그 걸 보고 그러는지 큰개미가 말도 못하게 많고 모기가 무는지 반바지 입은 내 좋아리가 수난을 겪는다.
만약 남푠이 현장에 있었다면 첫 번째 지적사항 이었을 텐데 말이다.
즉시 긴 바지로 갈아입으면 될 것을.....짧은 소매의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바보!! 옷 갈아입을 생각은 전혀 하지못하고 약장을 뒤져 집에 있던 모기퇴치제 키즈용 패치를 여기저기 잔뜩 바르고 다시 올라갔다.(진짜 바보!)
효소를 담을 거라면 조금 과하게 익었다.
망종 지나고 이내 딸걸....한 열흘지났더니 어느새 무르게 익었다.
물론 잘 익은 것은 동네 이웃들에게도 돌리고 엊그제 만난 언니에게도 나누고 남은 것이다.
살구를 딴 다음날은 언니네랑 만나고 효소담그기 장아찌 만들기는 이틀 뒤에 작업을 했다.
무른 것은 이내 먹을 장아찌용으로 덜 익은 것은 효소용으로 매실보다는 씨 갈라내기가 수월하다.
장난삼이 그저 담금주병에 담았던 효소들이 여기저기 나온다.
찌꺼기 걸르고 다시 넣고 네임텍 부치고....하루 진종일 걸렸다.
나무에서 1/6쯤 따기 수월한 곳에 달린 것은 더 익게 놔두었다.
남편이 직접 따보게~~
고소 공포증이 있는 남편 어제는 그 걸 따러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는 잠깐 내가 자리를 비운사이 고함을 지른다.
<아구구> 창으로 내다보니 사다리 몇 칸 위에서 바구니를 든 채로 엉거주춤 진퇴양난이다.
<까짓 살구는 내버려도 괜찮으니....당신이나 찬찬히 내려오소!>
고함지르고 보니...ㅋ~ 실실 웃음이 난다. 뭔가 거꾸로 된 느낌이다.
내년에는 먹을 살구는 단오날 전후로 따야겠다. 잘 익었다. 너무 맛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효소담을 건 망종지나자 마자 따야겠고, 밑줄 쫙
오늘처럼 비바람 치면 후두둑 땅바닥으로 떨어질 테니 그 전에 맑은 날 골라서 딸 일이다.
잘 익어 좋은 건 나눠주고도 제법된다.
살구는 노래야 한다지만....요래도 맛나게 잘 익었다.
장아찌용
살구장아찌(4L병) | |
장아찌용 양에다가 설탕 1kg, 재작년 매실요소 한대접쯤 그리고 잘 익은 매실장아찌 한대접을 맨 위에 얹었다. 좋은 효소가 들어갔으니 더 잘 익으라고...양조간장 2컵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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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효소 담그기
ㅋㅋ 에미인 나도 설탕 범벅이다.
어차피 흔들어 줄 시간도 없을 뿐더러....
요리에 요리당대신, 설탕대신 쓸 참이다.
설탕에 버무리는 작업을 한 용기들
물로 샤워하러 가기 전 ....
손질하여 씨 빼고 설탕에 버무리고 나니
궁뎅이가 무거워 요래 앉아서 비비적댄다.
효소(좌로 2) 참 동그란 작은 거 하나 더 있다.
샤워하기 전 사진을 보면 ↑
ㅎ 살구장아찌(오른쪽)↗
블루베리효소는 맨 오른쪽~
패트병에 담았다고 흉보지 마셔용,
걍 환경홀몬 나온대도 피차 가임기도 아니고,
내비둬유~
살만큼 살았응게 ~ 그냥 저냥 살다 죽을라고요!
아니다 싶은 님들은 꼬옥 유리병에다 담으시기를...
별별 효소가 다 있네여~~
비단풀, 까마중, 옻진액까지~
숨어서 안보이남...아 아래에 한 칸 더 있넹
장난치고는 좀 중증~ 막걸리 병에도 어제 넣었음
효소가 술로 변해버린 듯(역시 맛 본 결과 요리술로 낙첨)
고소공포증 있는 남푠이 따기 쉬우라 맨 아래 가지에 남겨둔 살구~
어제 다 땄네유 (비 온다는 소식에)
맛이 폭 들어서 입안에서 사르르~~
살구가 이리도 맛있었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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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크크!!
그러고 보니 우리 집 두 며늘애기들 꺼 안 남겼네~
안먹고 네들 올 때 까지 잘 남겨두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