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잃어버린 입 맛을 찾아서..
햇김치

식혜와 절편 

3,1절 연휴에 난 무척 분주했다.
오랜만에 한 식탁에 다 둘러앉은 식구들......
봄동, 달래 무침과 부추를 넣은 얼갈이 겉절이로 입맛을 살렸다.
물론 고기는 굽거나 튀기는 것보다는 편육을 주로 잘 쓰는데... 사진에서는 빠졌다.

돼지고기를 삶을 때,
생강이 굳이 필요치가 않다.
쌀뜨물에다가 돼지고기를 삶기에, 물론 양에 따라 다르지만
압력솥에 넣고 추가 칙칙 소리를 내면 불을 조금 줄이고 15~6분이면 된다.
물론 쇠고기는 시간을 3/1정도 더 주어야만 된다. 불의 강약 조절에 따라 20~21분 정도,
결을 잘 알아 미리 칼로 썰 두께 정도로 토막을 친다.
압력솥은 자칫 처음 삶는 사람에게는 고기가 곤죽이 되므로 처음엔 약간 시간을 덜 잡아
김이 다 잦아진 다음 찔러서 확인 후 조금 덜 되었으면 다시 뜸만 들이는 것이 요령,
내 요리 포인트는 고기를 꺼내서 찬물에 씻는다는 것이다.

뜨거운 것을 찬 물에 샤워시키면 물론 기름기도 제거되지만
쌘 증기에 견디다 못한 고기가 다시 찬 물이 닿으면
고기가 더욱 더 쫀득이는 탄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우리 집 18번 메뉴, 동치미 무를 얇게 썰어 함께 무친
편육와사비 냉채를 올려봐야겠다.

물론 오랜만에 식혜도 끓이고....

식혜를 굳이 구닥다리 스텐 그릇에 담아 냈냐하면
예전 어머니가 늘 그러셨다.  (놋그릇 합에다가 즐겨 담아 주셨다.)
찬 맛에 먹는 게 식혠데.. 받아 들었을 때...찬그릇에다가 담으면
닿는 손도 입도 차게 느껴야만 맛도 차게 살아나는 것이라고.

미리 꺾어다 들여 논 개나리가 억지로 활짝 피다못해 만개했다.

아!
진정 봄이다!!


요리/글/사진:장줌금마 이요조



     

     

     


     


          

     

    동치미국수 

    동치미묻힌뜰안


    ♧ 아마 여기 어디쯤이지? 눈이 너무 많이 왔어/3월 6일



    가끔씩 묻어둔 땅속을 헤집고 얼마간 꺼내와서 먹는 동치미

    눈이 하 많이와서 여긴가? 저긴가? 분명 화분으로 눌러 두었는데,

    땅속 동치미

    ♧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땅 속 깊숙이 더욱 깊은 맛으로 간직하며,

    동치미

    ♧ 아고..씨언타~~

    입동 일주일 뒤 11월 15일 오후, 담근 동치미 ...대략 110일째 되는..동치미

    동치미 국수

    ♧ 속 씨원하게 국수 한 그릇 말아서 후루룩~~~ 먹고나면  온 몸이 덜덜덜~~

    국수

    ♧시원하고 달고 고소한,

    (할머니 전용 국수)

    *매우 달게

    동치미 무는 썰어 씻어서 진간장 약간 넣고 달콤하게 볶는다.
    동치미 무우는 채 썰어 씻은 후 약간의 진간장으로 볶다가(색만 나도록)

    뚜껑을 덮고 무르도록 좀 둔 후에 깨를 넉넉히 두르면 고소한 맛이 난다.

     

     

     

     

     

     

     

    .
    동치미냉면

    ♧젊은 아이들에겐 제대로 비슷하게 모습을 갖춰 줘야만 ..

    (전에 국수에 사용했던 이미지)


       
    ♣동치미 국수에 얽힌 추억


    .............

    중략

    ............
    외할부지가 저를 제일 좋아하시는 것은 제가 어려도 데리고 놀기엔

    딱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민화투만 두어 판 함께 쳐 드리면

    제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책에도 없는 옛날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용이 되지 못한 깡철 이무기 이야기며, 효심 어린 산삼 이야기,

    의리를 지키는 호랑이 이야기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바로 그 게 도덕의 근본 이였습니다.



    겨울 이야기를 하려했다가 제가 기억대로 여름 이야기로 들어가 버렸군요

    이렇게 맵도록 추운 날,

    하도 옛날 생각이 나서 그냥 횡설수설입니다.

    참 외할부진 또 그러셨지요

    겨울은 호랑이 거시기가 꽁꽁 얼도록 추워야 내년 농사가 잘 된다구요

    뭐든 계절은 그 계절 다와야 된답니다.



    외할부지랑 깊은 겨울밤 움집에서 꺼내 온 무시를

    외할부지가 안경집이랑 늘 함께 옆구리에 차고 다니시는

    작고도 무섭도록 잘 드는 칼로 싸악 삭 깎아주시는 맛이라니,

    마치 마술사처럼 잘게 쪽쪽 내 주시던 칼 솜씨가 눈에 서언-합니다.

    전 50이 넘게 살아도 정말이지 칼질...불질을 아직도 잘 못하거든요.

    외할부지의 솜씨에 난 언제나 바싹 다가앉아선 우와-와~ 하며

    존경스런 탄성을 곧잘 자아내곤 했었지요



    외할부지가 출출해지시면 괜스레 손녀더러

    "우리 국시 삶아 묵으까?"

    그러시면 눈치 빠른 나는 옆에 누워 주무시는 할머니 몰래

    쪼르르르 이모에게로 갑니다.

    이모는 시집갈 때를 대비해서...깊은 밤에도

    신랑 우인들에게 나눠줄 것인지 옥양목에다 십자수를 놓다말고

    내 채근에 등 떠밀려 어두운 밤 정지간으로 나갑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을 때니...... 썰렁한 정지간에 새삼 나서려니

    오죽 하랴만 심성 고운 이모는 두 말 않고 웃으면서

    심지 돋우어 등을 밝힙니다.

    도깨비들처럼 나온 우리들에게 겨울밤 춥고도 무서운 정적에 잠겼던

    정지간은 아궁이의 밝고도 따스한 불빛으로 다시금 생기가 돌아 났습니다.



    국시라고 지금처럼 매끄럽고 뽀얗기나 하나요

    밀농사를 지을 때라  우리 밀로 만들어 시커멓고 촌스럽게 생겼어도

    그러나 그 맛이 얼마나 구수했던 지요.

    경상도 사투리론 동치미가 동짐치로 불렸지요

    남도 사투리로는 싱건지라 하던가요?

    이모가 언 손 시려 호호 불어가며 꺼내 온 동짐치,

     

    춥지도 않았을 까요? 시원스레 일을 잘하는 이모가 동치미에 씨언하게 말아 내 온 국시,

    외할부지랑 저는, 둘이 죽이 맞아 동짓날 긴 밤의 허기에 한 그릇 뚝닥,

    잘도 해 치워내곤 했습니다.

    그 동치미가 그립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된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얼음 둥둥 뜬, 동짐치에 국수 말아먹고.....

    턱이 덜덜 떨려서는 엉금엉금 썰-썰 끓는 아랫목으로 다가가

    외할부지랑  둘이 이불 쓰고 앉아.....

    히히히~~  함께 웃으면... 그제야 몸이 제대로 따뜻해져 왔습니다.

      장줌금마 이요조

        그림 국수

        ♧ 아마도 어린 날의 제 모습이 아닐까요?



        이요조




      기억 속의 맛을 더듬어
      줌마청국장

      줌마청국장










      ♧청국장



      콩이 좀 있길래 난 생 처음으로 청국장을 만들었다.

      요즘엔 청국장 제조기도 좋은 게 많이 있더니만

      그냥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진정..내가 만든..내 솜씨로 만들어 보고 싶었기에.....


      사진은 거의 다 뜬 청국장이다.

      냄새도 별로 나지 않고

      콩콩 고추가루 마늘 소금 넣고 찧어 두었다.



      옛날엔

      나 어릴 적

      외가에 자주 드나 들던 때

      외할머니 끓여주시던 '토장'

      된장을 토장이라 부르는 말도 얼마나 정겨운가?



      할머닌 경상도식 사투리로 '띄장' 이라셨다.

      아마도 띄운다고 띄장이라 부르나보다.

      얼마나 맛깔스런 이름인가?

      바로 그 맛, 할머니 맛이 났다.



      맛에서 찾는 이, 행복!





      청국장만 먹으면 외할머니가 그립다.


      외할머니 냄새 맛이다.








      장줌금마이요조








       비


      ...장 담글 때 입었던 우의와 모자만...




      비가 오네~
      비가 오면 하늘은 비를 맞지 않는다는데...

      하늘아래 뫼(山)도 아닌 쪼맨한 나,
      (후후 요런 표현으로 쓰고나니 디게 기분 조오타. 아는 사람만 알걸)
      오늘, 좀 전에 비를 맞아가며 간장을 담갔다네
      (굳이 정한 음력 이월의 첫 말 날이라 한 달 전서부터 날 잡았음, 웃지마시라..
      친정서부터 대대로 전수 받았음 오데 보니 과학적인 통계 근거도 있두먼))

      어제 저녁 답(무렵)에 왕소금, 딥따 짜게 풀어놓고
      (요즘 마트에선 발 빠르게도 "간수 잘 빠진 왕서방네 왕소금" 요렇게 홍보터만)

      우비를 꺼내 입고 전쟁터(장독대)로 나갔지
      우리 가족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쟁터 분명하지 암~~

      작업 다 하고 들어오니 비 님 억수로 퍼붓네,
      카파라치 있었음.. 비 맞으며 후줄근히 장 담그는 내 모습을..(우비 속에 응응~~)
      몰카 찍었음 캡빵? 멋질 텐데...후후~~


      아무리 잘 한다고 해싸도 장 담그는 데...
      떨어지는 '봄 비 몇 cc' 섞어 넣고
      빗속에 히프짝 살랑거리는 봄바람 두어 주먹 함께 넣고
      비 맞으며 재재거리는 참새 수다 소리도 몇 줄거리 걷어 넣고

      메주(두 되짜리)덩어리 여섯 개에 왕소금 고두 큰 되, 세 됫박 풀어 녹이고도
      물은 20리터라지만 까지꺼 인심좋게?
      넉넉하니 돌려 붓고 그나마 미심쩍어 계란을 동동 띄워보니~~

      얼쑤! 계란 낯짝이 오백 원짜리 동전만큼 떠오르네,
      아싸 가오리! 됐다구나 손바닥 탁탁 털고 나서 오늘 '장담은 날' 가정사에 기록해두려
      담근 장을 찍으려니 하나도 안 예쁘네(가무잡잡한 물이 녹아나길 했나 원~ 구정물 같어,)

      그리고 이내 컴텨 앞에 달랑 앉은 나...컴앞이 내겐 유일한 휴식 공간!
      힛, 근데..아무도 모를 꺼이다.(혹 날더러 엄청 부지런하다고 착각하실까 봐서 미리 자수하건대)
      아직 내가 잠옷 바람이라는 걸,
      그 위에다 우비입고 나갔다는 걸....글고 잽싸게 다시 컴텨 앞에서 노닥인다는 걸,

      굳이 처녀가 얼라를 낳아도 할 말이 있다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참으로 좋은 것이 발견(? ㅎㅎ~)되었다.
      내가 오늘 장 담근 날을 기록하면 그 게 우리 가정의 이력사가 되고
      식구들이 내게 뭘 물어오면 대충 그 날쯤..글을 뒤져보면 우리 집 행사마저 잡혀오기 때문에

      누가 어느 날에 어떻게 했고... 우리 집엔 누가 방문했으며 그 날 내가 무엇을 했는지...

      난, 그래서 우리 집 일등 서기관이다.
      그러나 비자금 같은 삥땅은 절때로? 하지 않는 청백리상깜인디...
      울 집 서방님.. 내게 큼지막한 상 안 주려나?
      천날 만날 "연말정산에 보자" 터니....언제 그랬냐는 듯 입 싸-악 씻어 버리고
      물론 년말 정산해서 청구할 것을 깜빡하는 이 에미나이 머리 안좋은 탓도 있지만서도,

      '으이그~ 입이 시장이라믄 매일 반찬 떨어질 날 읍께따!'

      "아나~~ 곶감이다!!"

       

      **사진자료를 다 날려 먹고..../뭘 첨부하려다 실수로

      요즘들어 카메라..내문서 청소를 깨끗이 해 버렸는데.... 쩝!!




       비,

       장독대

      3월 5일 밤에 폭설로 덮힌 장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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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야채, 웰-빙
      웰- 비잉(well-being) 잘 먹는다는 것은 기름진 산해진미를 먹는다는 것이 아니고어떻게 하면 건강에 좋을 것만을 우선하느냐에 따른 웰빙.. 창업 아이템이 급부상한다는데...그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해초요리 전문점, 버섯탕 전문점등건강 외식업과 종합 청소대행업, 베이비ㆍ실버시터 파견업, 악취제거 전문점, 사상체질 생식 전문점, 신개념 건강 찜질방, 요가 체험실 등이 있다한다.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라면 제품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사고 보는 '웰빙(Well-Being)족’이 올해 유통가의 무시 못할 소비자 군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는데... 웰빙은 원래 복지, 안녕 등을 뜻하지만 ‘잘 먹고 잘 살자’라는 의미로 통하면서 불황기에도 끄떡없는 창업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단다. 우리민족의 제일 크나 큰 욕이"에잇~ 잘 먹고 잘 살아라" 인 것을 누구나 알 것이다.잘먹고 잘 살아라...분명 저주는 아니고 관대한 용서에 속한다.얼마나 멋스런 욕인가? 요즘 이 말이 대두되고 있으니... 먹기 위해 산다는 말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웰빙(건강한 삶 만들기)은 발 빠르게 다각도로 확산되고 있다.난, 원래 부산태생인지라.. 생선 해초 등을 많이 자주 먹고 자라났다.어머니는 며칠마다 자갈치에 가셔서는 생선을 한 양동이 씩 사오셔서는 말리기도 찌기도 삭히기도 튀기기도연탄불에 굽기도 하시면서 아주 요리를 잘 하시는 야무진 솜씨를 가지신 분이셨다.당신은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전혀 못 드셔서 덕분에 고기를 많이 먹고 자랐다고는 할 수 없다.좀 창피한 이야기지만 내 오른쪽 팔뚝엔 털이 몇 가닥 자라나는 검은 점이 있는데..어머닌 늘 그러셨다. 날 가져서 입덧을 하시는데.. 아버지께서 무엇을 사주셔서 맛있게 잡쉈다는데..나중에 알고 보니.. 돼지고기가 들어 간 만두였다고 그래서 뱃속 아기에게 흔적을 낸 거라고 늘 그러셨다,그 때만 해도 부산지방은 만두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은 때이었으니..그러나.. 채식주의 어머니 탓으로 돌릴 일만은 아닌,나의 식습관이 크게 잘못된 것은 야채나 과일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상추쌈을 잡숫는 어머니께.."엄마 풀이 그렇게도 맛있어?" 하며 바보처럼 늘 묻던 나였고과일은 아직도 썩 즐겨하는 편은 아니다.물론 지금 역시, 회나 고기를 먹을 때..상추에 싸서 먹는 법은 별로 없다.단지 노력할 뿐...그러나 고기나 생선은 엄청 좋아해서 식탐을 낼 지경 이였다 한다.이 곳으로 이사를 와서 열심히 교회를 다니던 때,한 집사 님을 알게 되고, 우린 같은 여전도회 일을 보면서..잠시도 떨어지지 않는 절친한 사이가 되어있었고그녀는 계란도, 쇠고기 다시다 국물의 국수도 입에 대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였다.이 띨빵 아주메, 그녀와 더불어(봉사) 다니길 한 삼년간을 함께 하면서..  무슨 의리라도 굳쎄게 지키는 것처럼 덩달아 고기 먹기를 아주 단절했었다.식구들을 위해 요리하다 한 두 점 맛 볼 양으로 집어먹은 것이 몇년 동안,아마 서너 저럼도 못 된다면 누가 날 믿어주기나 할까? 헌데.. 우리 딸아이는 달랐다. 며칠만 고기가 들어가지 않으면 허해하고...눈앞에 고기가 왔다 갔다 한다는데..시부모님, 역시 고기 잡숫기를 즐겨먹는 이북사람에 못지 않으신 육식가였다.잡숫는 고기는 다양해서 오리고기에서 토끼고기등..참고로 어머닌 지금껏 강건하시게 米壽를 사시고 아버님, 역시 팔순 중반에 유명을 달리하셨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조부모님들께서 푹 고우거나 삶는 육식, 조리법을 즐기신 것과는 달리특히나 막내는 치킨에 햄버거에 라면에 쏘세지에...줄기차게 먹어대고 그즈음 슬슬 살이 붙기 시작했다.난 아무 의미 없이.. 그저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그냥 따라해 본 채식주의였지만..우리 식구들은 그 게 아니었다.특히나.. 밥 냄새마저도 싫어하는 딸아이의 편식에 쐐기를 박고 냄새나는 청국장 먹이기... 된장국 늘 끓여 먹이기 이제사 아이는 납득하고 식습관은 점차 바뀌어져 갔다.물론 나는 아삭아삭.. 씹히는 소리가 대뇌에 전달되는 치감이 좋은 오이, 무를 아주 즐겨 먹는 편인데..허리 아픈 것과 항진증도 저하증도 아닌 갑상선 한 쪽만 떼어낸 것이 전부이다.단지 친정 형제 모두가  동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어 나 역시 운동부족 탓에 신체가 좀 허약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 것도 성격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언니는 운동을 즐기시는 형부 덕에... 이제 겨우 운동에 맛을 익혀가고 있긴 하나..단 한가지 자부하고 싶은 것은건강식으로, 인스턴트가 아닌 좋은 것만을 우리 식구들에게 먹거리로 보급한다는 긍지 하나로 뿌듯하다.남편도 사업상 좀 떨어진 외지에 있고 딸아이도 출퇴근 가까운 회사 부근에 따로 사는지라세 집 살림살이를... 그러니까..늘 세 집의 냉장고를 채우느라...눈코 뜰 새가 없다.해서 내가 좋아하는 해초류..김 멸치 다시마...버섯, 야채 감자 고구마, 특히 여러 종류의 다양한 김치와 (예를 들면 우엉김치)무 깍두기는 항상 대기 중이어야 한다.특히 남편은 씨래기나 고구마 줄기를 깔고 붕어 찜하기..또는 해묵은 김장김치를 끓이다가 고등어를 넣고 지지는 것을 좋아하고 이젠 싫어하던 아이들도 그 맛을 배우기 시작했다.힘은 좀 들지만... 추어탕까지,............................이런 것들이 우리 집의 웰빙... 음식이다.대신 재료는 좋은 것으로.. 야채도 가능한 비싸지만 유기농 채소로,엄마를 잘못 만나 (내겐 아토피가 약간 있고 알러지도..)딸아이는 수술 후 흉터 자국이 선연해지는(켈로이드) 알러지가 있고, 아들 녀석은 알러지 천식이 좀 있고...모유로 수유를 했더라면 다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어미로서의 자책감,(셋 다 분유로 키웠음)그래서 그런지 나는 식구들에게 아마도 먹는 것을 보상심리로 메우려 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다행히 요즘 웰빙~~ 이란 말이 나와서 난 마치 무슨 잘먹기의 대가인양 웰빙이란 말을 언감생심 붙여보지만... 해서 칼럼 카테고리에 '장금이' 란 제목을 붙여도 보지만내심 깊은 아픔이 내재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아이들에게 건강을 가꾸는 운동은 하나도 가르치지 않으면서 말이다.다행히도 식구들이(나만 빼고) 비만하고는 거리가 먼 것에 절대안도의 한숨을 다 내쉬며...이요조
      메주, 간장담그기, 된장
        보통 구정 쇠고 나면 바로 장을 담그면 된다.올해는 구정 연휴 다음날이 바로 장담그기 적합한 날이라 바빠서 그만놓치고는 열 이틀 뒤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십이지간지의 말 날을 잡으면 된다.교회 다니는 사람도 그런 것 따지냐고 들겠지만..우리 풍습대로 따를 뿐이다.모든 것을 정성껏 잘 해내려는 어머니의 마음이라면 ... 애틋한 마음에서라면 이해가 갈지 모르겠지만... 거르는 해가 있지만 가능한 해마다 장을 담그려 노력한다.첫 아이가 심하게 앓고 난 후론,(기억해 내기 싫을 정도)발효식품이 좋다는 말에 더욱 공감이 가서이다.내 딸아이는 된장을 먹지 않았다. 김치도..별로...달가워하지 않는,그랬던 아이가 미국연수를 1년 마치고 돌아오고 식성은 더 더욱 변해 있었다.고국 음식에 대한 향수를 어찌 못 잊으랴마는 그래도 절절하진 않았다 한다.아이는 그 후 몇 년 뒤,병명도 희귀한 아무튼 '중성종양'으로 우리 집안엔 난데없는 초토의 바람이 불어 닥쳤다.'내 잘못이다. 먹거리, 식 습관을 잘 못 가르친 내 탓이다' 뒤늦은 후회를 해보았지만... 이제 내 아이는 사선을 넘어섰다.그 덕에 에미인 나도 십 년은 더 늙어버린 얼굴표정을 덤으로 갖게 되었다.그 후로 더욱 더 장독대 살림에 애착을 갖는지도 모르겠다.얼마 전 청국장을 담으려 노력했으나.. 그 맛은 아니었다.솜씨가 뛰어난 친구 어머님께 청국장을 얻어 왔지만..내 성에 차질 않았다.홈쇼핑에서는 '요구르트 만들기와 청국장 만들기'의 발효기를 팔더니만 내 맘에 들지 않는다.청국장은 짚을 깔아 짚에서 나온 바실루스(초고균)가 있어야 제대로 된 것이라지 않는가?일본 '나또(natto)'처럼... 흰 진이 주르르 묻어 나오는 끈적끈적한 점질물을 많이 갖고 있는 잘 된 청국장을 만들어 보리라 계획은 하고 있지만.....................메주를 두 해전에 만들었더니.. 베란다에 그냥 둬서인지 그냥 마르기만 할 뿐 곰팡이가 시원찮았다. 그럭저럭 접장으로(지난 해 묵은 간장과 섞어서 담은 장) 맛은 괜찮아 졌다.된장 역시나..올해는 밀양 화악산 해발 650고지에 사는 친구네 에서 메주를 여섯 덩이 보내왔다.어머님이 햇볕 잘 드는 곳에 잘 마르라고 뉘여 두셨다.메주는 흰곰팡이가 많이 핀 것이라야 잘 뜨고 좋은 것이라 한다. 소두 한말은 조금 더 되는 양이다.가만있자 간장은 예로부터 말 날에 담그는 것인데.. 그리고 음력 이 월장이 맛나다는데...요즘 캘린더엔 표시도 없고 예전의 한 장씩 떼어내던 일력도 없으니..도무지 알 수가 없다.그래서 번뜩 스치는 생각, 아~~ 불교 달력이라면 있겠구나...해서 이모님께 전화를 하고대충 말 날을 염두에 두었다.2월 21일이 말 날이라니..그리고 음력으로도 2월 2일이니 별 일이 없으면 그 날로 잡았다.누가 들으면 웃으리라 아무 날이면 어떤가 하고,그러나 음력이월과 말 날이 간장 담기에 좋다는 것을, 음력 이월은 염도가 가장 낮고도 맛있는 장을 만들 수 있다는데..참..그리고 소금이 중요하다. 간수가 빠진 묵은 소금일수록 좋고 미리 하루 전에 녹여두면 일하기에 훨신 수월하다.그리고 말 날이 좋다는 체계가 깃 든 요리연구가의 '장 담그기' 홈페이지를 분명 두 해 전 접했는데..아무리 검색해도 찾을 길이 없어 글로 옮기지 못함은 너무 애석한 일이다.2004, 2월 11일 이요조.몇 해(2001년3월7일)전에 써 둔 글을 별첨으로 부치며,
        ★ 된장,그 삶의 향내 ★ 




        오늘,

        볕은 도타우나

        바람이 쎈 음력 이월,

        내일 모레 말날에 맞춰 장을 담글 준비로

        마당에서 메주를 씻으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었다.



        된장은 예부터 ‘오덕’이라 하여

        첫째, 단심- 다른 맛과 섞어도 제 맛을 낸다 .

        둘째, 항심-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다.

        셋째, 불심-비리고 기름진 냄새를 제거한다.

        넷째, 선심- 매운맛을 부드럽게 한다.

        다섯째, 화심-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잘 이룬다.

        고 하여,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이다.

        밥상에 김치와 함께 없어서는 안되는 된장,

        항암제가 들어있고....

        간장(肝腸)을 보호하며....

        먹을 그 때만, 맛으로 된장을 즐기기만 했지

        냄새로 비켜서고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된장을 마주하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그래 나는, 살아오면서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의 군중심리로

        얼렁뚱땅 묻어서 넘어가는 일은 없었는지........

        애초에 먹은 마음이 변질되진 않았는지.....

        냄새나고 탁한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소금(된장)같은 역활을 하며.....

        아프고 불쌍한 사람들을 껴 안았는지....

        모난 데 없이....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인과관계를 형성했는지...

        그 옛날

        놀다가 머리가 터져도....

        뱀이나 벌레가 물어도....

        술병에 해장 속풀이로....


        과연

        나는 누구의 상처에 약이되었는가?

        나는 누구의 아픔을 중화시켰는가?

        나는 누구의 속앓이를 쓰다듬었는가?


        음(陰), 이월 영동 할미 바람 올린단다.

        그래선지 바람이 분다.

        볕살은 바람에 몰려 이리저리 흩어지고

        아직 봄볕의 이마는 시리다.


        까만 장독들을 윤나게 닦으며

        채반위에 정갈하게 누운 메주, 그에게서

        삶의 향내를 마주 한다.


        이월, 바람부는 오후

        장독대에서...




        요조.






        ★된장을 끓일 때 볶아 둔 콩을 한 숟갈씩 넣어 보세요.

        볶은 게 없다면 날콩도 좋아요.

        꼭 해 보세요.

        참 맛 있어요.
        된장이 맛이 없을 때는 식혜를 끓여서 다시 버무려 두세요

        발효가 잘 되어서 아주 맛있는 ..숙성된 된장이 된답니다.

        일부러 식혜를 하실 필요는 없구요

        잡숫고 남은 찌꺼기 밥알로도 훌륭하답니다.

        한 15일 후면 몰라볼 만큼 맛있는 된장으로

        변해 있답니다.★


      나물 , 대보름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금방 해 낸 제 나물 요리법.'나물 찜'입니다.
      대보름날 먹다 남긴 나물이 있다면 이렇게도 한 번 해 보세요.
      나물을 욕심내어 장만하다가 보면 나중에 남아서 버리게 되는데,
      '올해는 대충 서너 가지만 볶지 뭐...'
      그러던 것이 자꾸만 일, 욕심이 나서 어느 해는 12가지도 넘은 적이 있는 나,
      칠뜨기 아주메..오늘도 나물을 하며 서너 가지만 해야지 하는 게 벌써... 
      일곱 가지~~콩나물, 도라지는 비록 빠졌어도 말린 취나물, 직접 사 온, 봉래산 고사리에다
      고구마 순, 내가 좋아하는 미역줄기까지,그리고 들깨와는 썩 잘 어울리는 머위줄기 말린 나물까지,
      (특별찬조/해발 650고지에 사는 친구가 손수 말려서 준 것으로)
      근데 오늘은 그 나물로 찜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젊은 아들 넘들은 나물에 손을 잘 대질 않아서요.
      먹다 남은 나물이 있으면 대개는 비빔밥만 생각하시는데조개살을 넣으면 더 좋구요
      아니면 그냥하셔도 되요. 위에 이 양 정도라면 먹다 남긴 나물을 다시 한 번 더 볶다가
      물을 좀 자작하게 부어 주세요. 자작한 물이 바글 바글 끓기 시작하면찹쌀가루2TS 혹은 전분을 1TS을 물에
      녹이고  들깨(생들깨 믹서에 간 거면 더 좋구요) 3TS 을 섞어서 마지막 참기름 두르고 접시에 담아 냅니다.
      밥 다 잡술 때까지 오랫동안 식지 않고 또 새로운 맛으로 즐길 수 있어 권해 드립니다.
      (냉동실에 넣어둔 허브, 방아잎새를 몇 개만 넣어도 향이 끝내줘요)보름나물 재료는 푹 삶아,
      여러번 잘 울궈낸 다음, 갖은 양념으로 미리 간이 배도록 무쳐 두었다가 한참 후에 에 볶는다는 것 쯤은
      다들 아시겠지요?오늘 저녁도 행복한 식탁 되세요~~~

      ★별첨*제가 해초류(미역)을 유난히 좋아한다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았답니다.
      전, 갑상선 한 쪽을 떼어냈는데...아직도 검색을 해보면 갑상선에는 '요오드'가 함유된 식품이 좋다고 되어있습니다.
      그 것을 아는 남편,"이상하다 당신은 미역종류를 좋아하는데...
      "그래서 제 식성을 알게 된 것입니다.(ㅎㅎ 워낙 가리는 것이 없다보니 정작 본인은...)
      그런데,학설들은 자꾸만 바뀌는 모양입니다.'요오드'가 갑상선에 분명 해롭다는군요.
      그 후로 남편은 미역, 다시마류를 즐겨 먹는 나를 못마땅해 왔는데..수술 후,이젠 그럴 일도 없어졌습니다만,
      혹 이 글을 읽으시는 '갑상선' 환자가 있으시다면 의사선생님께잘 여쭤보신 후 섭생 조절을 하시기 바랍니다.
      제 글은 그저 약간의 참고만 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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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겨울에 먹는 시원한 동치미는 겨울 입맛을 한결 더 산뜻하게 해준다.
        우리 집 식구들은 동치미를 즐겨먹는 편이라 해마다 거르지 않고 立冬전에 잊지않고 늘 담그는 편이다.
        깨끗하고 단단하게 생긴 그리 크지 않은 무를 상처를 내지 않고 잘 씻어야 무가 쉬 무르지 않아
        동치미 맛이 오래 두어도 신선하다.
        갓과 쪽파 생강 청각 등은 주머니에 넣어서 그 맛이 우러나면 들어내면 된다.
        .........................
        방학인지라 늦게 일어난 아이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나면 돌아서서 또 먹을 것을 찾는다.
        동치미를 해마다 담가도 요즘은 좀 바쁘기도 게으르기도 해서, 추워서 꺼내기 번거럽고 해서
        잘 드려다 보지도 않았는데...며칠 전 꺼내려 보니.. 맑은 국물이 더욱 더 쨍하니 깊은 맛이 들었다.
        얼른 국수를 삶아 얼음조각이 둥둥 뜨는 동치미 국물에 설탕만 좀 넣고 말아 줬더니너무 잘 먹는다.
        "우와!! 엄마 냉면 맛이네요"국수,국수의 종류는 아마도 크게는 칼국수, 잔치국수, 메밀국수,
        비빔국수, 동치미국수, 해물칼국수, 팥국수, 콩국수가 있지 않을까 한다.
        난, 주로 뜨거운 칼국수나 잔치국수를 좋아했었는데 고향이 부산인 내가 북쪽으로 이사를 와서는
        냉면 맛을 단단히 들였다.
          사변 때 월남하여 냉면가게를 2대 째 계속하는 한 아주머니를 알게 된 것이다.
          부부끼리도 서로 잘 아는 사이가 되었는데..
          우리 부부와는 나이 차이가 좀 나지만 마치 언니처럼 잘 대해 주어서 친분을 쌓고 가까이 하다보니
          냉면 만드는 법까지도 저절로 알게 되었다.
          지하에 김치 저장고가 있어 김장을 엄청 많이 담근다는 것!
          여름에는 얼음처럼 찬 지하수로 사리를 씻어 낸다는 것!
          동치미 국물과 육수를 섞어 맛을 낸다는 것!
          이제 여름 한 철이면.. 웬만한 냉면은 냉면도 아닌 것으로 미각만 밝히게 됐으니,
          참 큰일이 아닐 수가 없다.
          한 십 년 전만 하여도 꿩고기도 많이 사용했다는데...
          꿩고기 냉면 맛은 몰라도,이젠 그 집 냉면 맛에 중독 되어버린 듯,
          문득 문득 한 겨울까지도 내 입맛은 날 채근하고,.........................
          동치미 국수를 먹다말고 막내 넘이 묻는다.
            "엄마 국수와 국시는 어떻게 다른데요?"
            "..........."
            언뜻 무슨 말인지 어리벙한 에미 대답을 가로채기라도 하듯, 제 형이
            "응..그거 국수는 서울사람이 먹고 국시는 시골사람이 먹는 거야~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만들어"
            눈이 똥그란 제 동생이 쳐다보자 한 마디 더 하는 큰 넘 왈,
            "응~~ 밀가루는 봉투에 담겨져 있는 거고 밀까리는 봉다리에 담긴 거야~"
            "#@%$#@@*&""ㅎㅎㅎㅎ~~~"추운 겨울, 쨍한 동치미 맛처럼 신선한 웃음의 지느러미가 세 모자의 가슴에
            퍼덕인다,
            ..................................
                  \추운 이 밤에 나는 또 아들 넘들이 앵콜로 요청한 동치미 국수를 만들며,
                  백석님의 '국수'란 詩를 옮겨 적어본다.
                  사진:글/이요조
                    ..................절.....................취.....................선.................
                                             
                    국수                                                            - 白 石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가리 밭에서
                    하로밤 뽀오햔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 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베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베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녯적 큰 마니가 또 그 집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옛적 큰 아바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끊는 
                    아루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枯淡하고 素朴한 것은 무엇인가 
                     
                    *김치가재미:북쪽 지역의 김치를 넣어 두는 창고, 헛간 
                    *양지귀 : 햇살 바른 가장자리
                    *은댕기 : 가장자리 
                    *예대가리밭 : 산의 맨 꼭대기에 있는 오래된 비탈밭
                    *산멍에 : 이무기의 평안도 말 
                    *큰마니 : 할머니의 평안도 말
                    *집등색이 : 짚등석, 짚이나 칡덩굴로 만든 자리 
                    *자채기 : 재채기
                    *희수무레하고 : 희끄무레하고 *
                    삿방 : 삿(갈대를 엮어서 만든 자리)을 깐 방
                    *아르궅 : 아랫목 
                    *고담(枯淡):(글, 그림, 인품 따위가) 속되지 아니하고 아취가 있음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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